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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당연히 고참이면 앞장서야"...벤치 클리어링 일어난 그 순간, 류현진은 망설이지 않았다 [수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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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그래도 고참이면 당연히 앞장서야죠."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KBO리그 복귀 이후 처음 경험한 벤치 클리어링 상황을 돌아봤다.

한화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8차전에서 12-2로 크게 승리했다. 하지만 이기고도 활짝 웃을 수 없었다. 경기 종료 직후 발생한 벤치 클리어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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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화를 낸 이유는 바로 8회말 박상원의 동작 때문이었다. 하이메 바리아-김기중-한승혁에 이어 올라온 박상원은 첫 타자 김상수를 삼진으로 잡아낸 뒤 포효했고, 후속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의 승부에서도 삼진을 솎아낸 뒤 비슷한 장면을 보여줬다.

김민혁의 땅볼로 이닝이 종료된 이후 장성우가 한화 더그아웃을 향해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KT 입장에선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박상원의 동작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류현진은 장성우를 향해 미안하다는 동작을 취했고, 주장 채은성 등 일부 베테랑 선수들은 박상원과 더그아웃에서 짧게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황재균은 그냥 경기를 끝낼 수 없었다는 듯 박상원을 불렀고, 그렇게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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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한화가 고개를 숙였다. 정경배 수석코치와 투수 박상원은 6일 팀 간 9차전을 앞두고 KT 라커룸을 방문해 KT 이강철 감독, 황재균, 장성우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강철 감독은 "다 지나간 일이다. 전날 김경문 감독님의 코멘트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전했고, 김 감독은 "상대가 연패 중이거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서로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불문율을) 지켜주는 게 좋다. 그게 멋있는 것이고, 그게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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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생각은 어땠을까. 6일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류현진은 "오늘(6일) 경기장에 나온 뒤에는 특별한 게 없었던 것 같고, 전날(5일) 밤에만 좀 그랬다. 팀이 이겼음에도 분위기가 좀 무거운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상원이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었고, 우리도 상대를 자극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박상원이 올 시즌을 마무리로 시작한 뒤 계속 안 좋았다가 최근 괜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그런 동작이 나온 것 같다"며 "박상원도 이제 30살이 넘었고,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선수라 본인도 벤치 클리어링 이후 많은 걸 깨닫지 않았을까 싶다. 미국에는 불문율 문화가 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MLB)에선 아예 그런 동작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동갑내기 절친' 황재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미안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류현진은 "(황)재균이에게 전화해 '상대를 자극하려고 했던 게 전혀 아니었고, 그냥 좋게 풀자'고 전화했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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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진출 전만 하더라도 팀 내에서 젊은 편에 속했던 류현진이지만, 이제는 고참으로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번 벤치 클리어링 때 적극적으로 움직인 이유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솔직히 우리가 잘못한 것이고, 또 KT 쪽에서 흥분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화를 가라앉히고 싶어서 앞에 나왔던 것 같다. 그 이후에 더 난리가 났던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도 고참이면 당연히 앞장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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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을 잊고 경기에만 집중한 한화는 6일 KT를 6-0으로 제압하면서 3연승을 질주, 시리즈 스윕을 완성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7위로 도약한 한화는 6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를 0.5경기 차까지 좁히면서 중위권 도약에 대한 가능성을 더 높였다.

류현진은 "2주 전부터 팀 분위기가 좋았다. 지난 주말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한 시리즈를 제외하면 그 전부터 계속 위닝시리즈를 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대구에서 3연패를 당한 뒤 수원에서 3연승을 했기 때문에 팀 분위기는 더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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