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구글-佛 미스트랄AI 등
막대한 개발 비용에도 개방형 채택
서비스 이용 늘려 주도권 장악 의도
개발자들 ‘집단지성’ 활용 장점도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4월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3’를 출시했다. 각종 정보를 공개했기에 개발자가 홈페이지 등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데이터를 추가해 각 기업 목적에 맞는 ‘맞춤형 AI’를 만들 수 있다. 메타는 기존 라마와 라마2도 모두 개방형 모델로 내놨다.
라마3는 출시 일주일 만에 12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됐고, 개발자는 이를 기반으로 600개 이상의 파생 모델을 만들었다. 스위스 연방공과대 연구진이 의료 데이터를 학습시켜 만든 의료 특화 LLM ‘메디트론’이 라마를 이용한 대표적 사례다.
챗GPT를 개발하며 AI 혁신을 일으킨 선두주자 오픈AI는 폐쇄형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유롭게 변형할 수 없고,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내야 한다. 반면 AI 후발 주자인 메타로서는 개방형 모델을 채택해 자사 서비스 사용자를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스마트폰 태동기 때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개방형으로 공개해 애플의 폐쇄적 운영 체제인 iOS의 경쟁자로 부상한 것처럼, AI 모델을 무료로 풀어 오픈AI를 추격하겠다는 전략이다.
구글도 2월 개방형 AI 모델 ‘젬마’를 공개하며 개방형 모델 경쟁에 합류했다.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구글은 젬마가 출시 후 몇 달 만에 수백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차세대 모델인 ‘젬마2’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프랑스의 ‘국민기업’이라 불리는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도 지난해 AI 모델을 개방형으로 공개했다.
비용 절감도 장점이다. 라마3 학습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2만4000여 장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H100 개당 가격이 5500만 원 전후인 것을 감안하면 약 1조3200억 원이 들었다. 그걸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대규모 개발자들의 ‘집단지성’을 이용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서 교수는 “개방형 모델이 공개되면 (개발자 등이) 각종 오류를 고치는 방법이나, 이를 활용한 각종 툴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메타는 돈을 주고 고용할 필요 없이 전 세계에 있는 수백만 명의 엔지니어를 활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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