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종료돼 보호이익 없어…소수의견 "행복추구권 침해"
헌법재판소 |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가 신속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헌법을 위반했다는 피해자 유족들의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지난 30일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각하했다.
각하란 청구 자체가 관련 법률에서 정하는 요건에 맞지 않아 부적법할 때 본안 판단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유족들은 참사 당일 세월호가 기울 때부터 완전히 침몰하기까지 국민의 생명을 구호할 의무를 진 국가가 신속하고도 유효·적절한 구호 조처를 하지 않은 부작위로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세월호 사고에 관한 정부의 구호조치는 이 사건 심판청구가 제기된 2014년 12월 31일 이전에 종료됐다"며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침해행위가 이미 종료됐더라도 헌법적으로 해명이 긴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청구 이익이 인정되는데, 헌재는 이 사건이 여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구체적인 구호조치의 내용은 위헌성 판단 문제라기보다는 관련 법령의 해석과 적용의 문제"라며 "이미 법원을 통해 위법성이 판단돼 민·형사적 책임이 인정된 만큼 예외적 심판청구 이익을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짚었다.
다만 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 재판관은 "유족의 심판 청구는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지적받는 우리 사회의 해양 안전관리 실태와 구체적인 위기 상황에 대응할 국가의 책임을 헌법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현장 구조세력의 구조 방식에 관한 문제, 해양경찰 지휘부의 판단에 관한 문제, 대통령과 청와대 대응에 관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에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사고 당시 국가 구호조치는 유족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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