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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이 감성 어떻게 안 빠져?". 주말드라마 대전에 배우 장기용과 정려원이 각기 다른 감성을 앞세우며 전에 없이 자연스러워진 호연으로 호평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방송 중인 JTBC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과 tvN 토일드라마 '졸업'은 각각 4~5% 안팎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앞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하며 확고한 시청자 층을 자랑했던 것에 비하면 아쉬운 듯 보이지만, 두 작품 모두 웰메이드 작품으로 호평을 자아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눈여겨 볼만 하다. 그 중에서도 이들 모두 타이틀 롤로 활약 중인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유독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바. 이에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장기용과 '졸업'의 정려원이 보여주는 비현실과 현실의 경계 사이 감정선들을 들여다 봤다.
#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장기용, 군백기 도대체 어땠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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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장기용은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제목처럼 히어로가 아니게 돼버린 남자 복귀주 역으로 열연 중이다. 복귀주는 오직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과거로 되돌아갈 수만 있고 무언가 바꿀 수 없는 데에 무기력함을 느끼는가 하면, 딸 복이나(박소이 분)가 태어난 날 발생한 사고로 인해 극심한 우울증을 앓게 됐다. '행복'을 잊어버린 남자인 복귀주에겐 초능력은 사라졌고 무력감만 남았다.
이러한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서 장기용은 어느 때보다 걸출한 연기력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행복감과 우울감이라는 상당한 감정의 낙차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 장면 몰입감 높은 연기로 시청자들을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현실적인 판타지 세계에 끌어당기고 있다. 타임슬립 초능력 자체는 비현실적이지만 행복과 우울이라는 감정들은 일상생활에서 무수히 존재하는 보편적인 것들이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비현실과 현실의 경계 사이 장기용의 연기는 꽤나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장기용의 군 복무 후 복귀작이다. 지난 2022년 1월 8일 종영한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 배우 송혜교와 진한 멜로 연기를 보여준 장기용인 만큼 감정적인 열연은 일면 수월해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 처음으로 '아빠' 연기에 도전해야 하는 변수, 복귀주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설정들이 어려울 법도 하건만. 장기용은 이러한 장애물은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소화하고 있다.
# '졸업' 정려원, 모두가 인정한 잊을 수 없는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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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정려원은 '졸업'에서 대치동의 국어 일타강사 서혜진 역으로 활약 중이다. 한국의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대치동, 그 곳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제지간 로맨스를 그린 '졸업'에서 정려원은 두 가지를 보여줘야 했다. 첫째로 누가 봐도 일타강사로 보여야 했고, 둘째로 '사제 로맨스'라는 금지된 사랑 같은 소재도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야 했다.
당장 그는 두 가지 모두 해냈다. '졸업' 속 정려원은 누가 봐도 일타강사스러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정갈한 판서, 똑부러지는 강의 내용과 전달력, 세련미를 갖춘 일상복 차림의 의상 소화력과 강단에 선 모습이 자연스럽게 체화된 분위기까지. '졸업' 속 서혜진(정려원 분)의 강의 장면들만 모은 클립 영상 댓글들에 "현재 수험생인데 PTSD 올 뻔 했어요", "진짜 학원에서 본 선생님 같다", "내 학원 선생님이 왜 저기 있지?"라는 반응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며 호응을 얻어낼 정도다. 물론 안판석 감독 특유의 디테일과 '졸업' 제작진의 세심한 설정의 효과도 있겠으나 이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낸 정려원의 노력도 무시 못할 요소다.
무엇보다 정려원은 금단의 영역처럼 긴장감과 설렘을 동시에 자아내는 '사제 로맨스'도 가능성 있게 풀어내는 중이다. 서혜진은 극 중 그의 첫 번째 제자였던 이준호(위하준 분)와 후배이자 동료 강사로 재회해 조심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인정하고 키스까지 하며 로맨스를 키워가고 있다. 가까운 사람들의 반응, 주위 평판과 같은 뻔히 예상되는 장애물은 차치하고 당장 '졸업' 속 두 사람의 로맨스는 "저러니 사랑에 빠질 수밖에"라는 생각이 들게끔 보는 이들을 끌어당긴다. 따지고 보면 정려원은 지난 2005년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보는 이들마저 설득해낸 '만인의 구여친' 유희진이었던 바. 그 존재감과 매력, 특유의 분위기가 무려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시청자들을 빠지게 만드는 모양새다.
장기용부터 정려원까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연이어 시청자들을 만나는 토일 미니시리즈 시장에 감정선을 앞세운 남녀 캐릭터들이 활약하고 있는 상황. '눈물의 여왕'으로 집중됐던 드라마 시장에 로맨틱 코미디보다 한 걸음 더 들어간 멜로 감성의 진수들이 펼쳐지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DB, JTBC,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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