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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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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석 이명수 기자 "청탁 전화 없었음 디올백 몰카 취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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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선물한 크리스찬 디올 파우치를 직접 백화점에서 구매해 최 목사에게 전달한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30일 검찰에 출석하며 "김 여사의 청탁 전화만 없었으면 디올백 몰카 취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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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에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무고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기자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접견자인 최 목사 앞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금융위원 누구를 임명하라고?'(라는) 청탁 전화였다"며 "청탁 전화만 없었으면 디올백 몰카 취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2022년 6월에도 이 기자가 사비로 구입한 명품 브랜드 향수와 화장품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는데, 이때 김 여사가 인사 청탁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을 목격한 뒤 '몰카 취재'를 기획했다는 취지다.

이 기자의 변호인은 "함정취재는 윤리의 영역이고, 취재 내용에 범죄 혐의가 있다면 그것은 범죄의 영역"이라며 "철저히 수사가 이뤄지도록 모든 협조를 다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9월13일 최 목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김 여사를 찾아가 300만원 상당의 크리스찬 디올 파우치를 선물했는데, 이 기자는 해당 가방을 자신의 사비로 구입해 최 목사에게 전달했다.

이 기자는 자신이 직접 백화점 매장에서 가방을 구매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했다. 또 최 목사가 당시 선물을 건네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사용했던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 역시 이 기자가 준비해 최 목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윤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부터 최 목사와 함께 김 여사에 대한 잠입 취재를 상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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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유뷰브 방송을 통해 자신이 김건희 여사에게 건네진 가방을 직접 구매한 사실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의 소리 유튜브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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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고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이 기자는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김 여사와의 7시간 분량 통화 내용을 MBC와 서울의소리를 통해 공개했던 인물이다. 이와 관련, 김 여사는 이 기자와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지난달 대법원에서 1000만원 배상 판결이 확정됐다.

앞서 시민단체 활빈단의 홍정식 대표는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무고 등 혐의로 최 목사와 백 대표, 이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9일 홍 대표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13일과 20일 각각 최 목사와 백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백 대표는 고발인 조사를 받으러 온 날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추가로 제기하며 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3일 단행된 고검장, 검사장 등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에서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지휘했던 수뇌부가 모두 교체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김 여사 수사를 둘러싸고 용산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진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대변인을 맡았던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후임자로 발탁됐다. 또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김창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발령 났다. 외형적으로는 세 사람 모두 고검장이나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인사였지만, 일선 수사와는 거리가 있는 부서에 배치되면서 김 여사 수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만이 반영된 '좌천성 승진'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날 고검검사급 인사를 앞두고 수뇌부에 이어 일선 수사팀 지휘부까지 교체될 것인지 관심이 쏠렸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번 인사를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김승호 형사1부장과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의 유임을 법무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상보다 검찰 중간 간부 인사 발표 시기가 늦춰지면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막판까지 두 사람의 교체를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결국 기존 수사팀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날 이 기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수사팀은 김 여사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과 다음 달 3일 자로 부임하는 박승환 1차장검사가 어떤 조사방식을 택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에 대한 서면조사나 검찰 외 제삼의 장소에서의 조사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김 여사 수사를 지휘하던 수뇌부의 갑작스러운 교체로 여론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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