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크래시’ 박준우 PD(왼쪽)와 오수진 작가. 사진 | ENA |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ENA 드라마 ‘크래시’가 시청률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주연 배우 이민기의 너드미 넘치는 형사 연기에 곽선영의 카 액션이 더해져 자체 최고 시청률을 매회 갈아치우고 있다.
ENA 개국 후 최고시청률(17.5%)을 기록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뛰어 넘을 수 있을 거란 평가도 나온다. “이야기와 배우들 케미가 찰떡”이라는 시청자 댓글에 박준우 PD와 오수진 작가는 연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준우 PD는 28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TCI 멤버들이 모두 엘리트가 아니다. 부족하고 천대받는 ‘츤데레’ 캐릭터”라며 “배우들이 모두 훌륭하게 연기해줬고, 작가님이 대본을 잘 쓰신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드라마는 실제 대한민국 교통범죄수사대(TCI)를 조명한다. 지난 27일 방송된 5회에서는 차연호(이민기 분)가 차량 절도 사건과 연쇄 강도 강간 사건의 범인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청률은 4.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드라마 ‘크래시’에 나온 배우 백현진. 사진 | ENA |
‘크래시’에는 박 PD의 전작 SBS ‘모범택시’에서 악역으로 나온 배우 백현진, 심소영가 출연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백현진은 경찰서장으로, 심소영은 무당, 교통사고 피해자 어머니 등 다역으로 출연했다.
박 PD는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줘서 흥행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연기 구멍이 없다”고 칭찬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2021), 디즈니+ ‘카지노’(2023) 등 다양한 작품에서 악역으로 열연한 배우 허성태, SBS ‘모범택시1’ (2021)에서 최상위 빌런을 연기한 이호철이 경찰 역을 맡은 것도 이색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박 PD는 “허성태도 어른, 팀장과 같은 역할을, 이호철도 경찰을 너무 하고 싶어 했다”며 “조폭이나 정신이상자 역만 하다가 악역을 하니까 다들 열심히 했다”고 웃어 보였다.
드라마 ‘크래시’ 출연진. (왼쪽부터) 이호철, 허성태, 이민기, 곽선영, 문희. 사진 | ENA |
실제 교통사고 범죄를 세밀하게 다룬 오 작가의 집필 능력도 치켜세웠다. 박 PD는 “초반 3부까지는 코믹 수사극이었다면 4부로 넘어가면서 스릴러로 변모한다”며 “6회에서는 여태껏 안 보여드린 카 액션도 나오고 차연호 성장 이야기도 나온다. 작가님이 다양한 이야기를 잘 안배했다. 대본 읽었을 때 좋았다”고 밝혔다.
오수진 작가는 tvN ‘시그널’(2016),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019)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소재 선정에 도움을 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 작가는 “평소 친분이 있는 김은희 작가와 ‘수사물이 남은 게 없다’는 얘길 하다가 교통범죄가 될 거 같다고 힌트를 줬다”며 “그 얘기를 듣고 교통 수사물을 찾다보니 흥미로운 소재가 많아 소재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사건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도 더해졌다. 오 작가는 “2013년에 처음으로 서울청에 창설된 TCI팀을 소재로 했고, TCI 초기 주춧돌 역할을 한 김해비치 팀장(마포경찰서)을 모델로 했다. 보험공단 등을 돌아다니며 취재하고 발품을 팔았다”며 “기사도 찾아보고 감수를 받으면서 자문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 작가는 시즌2가 제작되면 ‘급발진 사고’를 다루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오 작가는 “초고 대본이 나왔다가 엎은 게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급발진 사고였다”며 “아직까지 여러 여건도 있고 내 역량도 부족해서 못했다. 시즌2가 만들어지면 꼭 다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 ‘크래시’ 박준우 PD(왼쪽)와 오수진 작가. 사진 | ENA |
‘크래시’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형사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박 PD는 “작가님에게 어떤 드라마를 쓰고 싶었는지 묻자 일본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1997), ‘히어로’(2001) 이런 느낌으로 쓰고 싶었다고 하더라. 소박하지만 진심어린 이야기가 좋았는데, ‘인간극장’처럼 범죄 수사물을 잘 다뤄주셔서 좋았다”라며 “보통 경찰이지만 자기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경찰을 잘 표현하고 싶고 그걸 시청자들이 잘 알아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춤추는 대수사선’은 경찰 내부의 모습을 현실적이고 위트있게 그려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히어로’는 주연을 맡은 기무라 타쿠야가 도쿄지검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검사 역할로 나와 큰 인기를 끌었다.
오 작가는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면서 ‘자기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소소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캐릭터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