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위기'에 몰린 리시 수낵 영국 총리(사진)가 설익은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60년 만의 징병제 부활 공약이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하루 만에 연금 수령자 표심을 노린 소득세 인하 공약을 꺼내 들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더타임스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800만명의 연금 수령자를 대상으로 연간 100파운드 소득세를 깎아주는 공약을 내놓았다. 총리실은 연금 수령자 대상 소득세 인하 범위를 순차 확대해 5년 뒤에는 혜택을 275파운드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이어 연금인상률 확대를 위해 소득증가율, 물가상승률, 2.5% 중 높은 기준을 매년 적용해 연금 수령자의 실질소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원 약 24억파운드를 탈세 단속 강화를 통해 조달하겠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영국에서 2035년에 연금 고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인데, 고령층 세제 완화는 젊은 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공약은 투표 가능성이 높은 65세 이상 고령층 표심을 노린 것이다. 영국에서 18~24세 투표율은 47%인 반면 65세 이상은 74%에 달한다.
전날 의무복무 제도 신설로 징병제 도입 정책을 꺼내 들었던 수낵 총리는 거센 비판이 일자 하루 만에 반박에 나섰다. 그는 "나는 이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우리가 모든 사람과 국가를 위해 안전한 미래를 제공할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이날 "보수당이 테이블에 올려 놓을 것을 찾기 위해 장난감 상자를 뒤적이고 있는 것 같다"며 수낵 총리의 공약을 조롱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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