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 24년 만에 독일 국빈 방문…
드레스덴서 "유럽 스스로 안보·경제 강해지자" 강조
프랑스 정상으로는 24년 만에 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드레스덴 성모교회 광장에서 연설을 통해 "유럽의 진정한 통일과 통합은 우리가 스스로 국방과 안보의 틀을 확립할 때 완성된다"며 "우리가 공동의 새로운 안보 개념을 구축하는 것은 코페르니쿠스 혁명(지구 중심의 우주론이 잘못됐다는 것을 밝힌 이론)에 버금가는 일"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마크롱 대통령이 연설 현장에서 청년들과 셀카를 찍는 모습.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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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만 바라보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며 안보·경제 부문에서 유럽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럽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유럽 자강론'이 화두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 등 외신을 종합하면 프랑스 정상으로는 24년 만에 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드레스덴 성모교회 광장에서 연설을 통해 "유럽의 진정한 통일과 통합은 우리가 스스로 국방과 안보의 틀을 확립할 때 완성된다"며 "우리가 공동의 새로운 안보 개념을 구축하는 것은 코페르니쿠스 혁명(지구 중심의 우주론이 잘못됐다는 것을 밝힌 이론)에 버금가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의 새로운 국방과 안보 틀을 구축하는 것은 앞으로 몇 년간 풀어가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며 "우선 몇 달 안에 유럽인으로서 이 틀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성공할 경우 나토 탈퇴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유럽 내 안보 시스템 인식 변화를 촉발한 요인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만 바라보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며 안보·경제 부문에서 유럽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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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은 유럽 입장에선 행운"이라면서도 "하지만 미국에 항상 이 같은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며 '강한 유럽'을 주장해 온 마크롱 대통령의 앞선 메시지와도 상통한다. 지난 2월에는 유럽 군대의 우크라이나 파병이 가능하다고 언급해 독일·영국 등 주요 동맹국들이 난색을 표했을 정도다. 뉴욕타임스(NYT) 등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프랑스군 교관을 우크라이나에 보내 장병 훈련을 돕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도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이 미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주관적이고 독립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더 이상 순진하게 있어서는 안되며 우리가 선호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유럽식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은 지난 2000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함께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비를 찾아 참배했다. 오후엔 1만5000여명 청중 앞에서 프랑스와 독일어로 번갈아 연설하며 "독일 통일 이후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드레스덴에서 연설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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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은 지난 2000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함께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기념비를 찾아 참배했다. 오후엔 1만5000여명 청중 앞에서 프랑스와 독일어로 번갈아 연설하며 "독일 통일 이후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드레스덴에서 연설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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