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개혁·지원 방안 논의…유럽 '팔 국가 인정' 확대 속 주목
팔 총리 "유럽 모두 국가 인정해야…어느 때보다 독립 가까워"
EU 본부 방문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중동의 최대 난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영속적 해법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EU는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새 내각의 개혁 의제를 논의하고 지원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고위급 국제회의가 열렸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오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장관급 국제 파트너 회의' 모두발언에서 "중동 평화 달성을 위해서는 강력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가자지구의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그 이상"이라며 "EU와 모든 국제 공동체는 (가자지구 전쟁이) 즉시 중단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가 주최하고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지난 3월 임명된 무함마드 무스타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신임 총리도 직접 참석했다. 그가 총리 임명 이후 EU 본부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을 포함한 다른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이날 회의는 팔레스타인 새 내각의 개혁 의제와 국제 원조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기획됐으나 마침 노르웨이·스페인·아일랜드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열려 주목받았다.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기 위해선 국제사회가 신뢰할만한 행정부 수립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이날 회의의 취지와 맥락이 맞닿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 24일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 라파에서의 군사작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긴급 명령을 내린 지 이틀 만이기도 하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이스라엘이 이 명령을 이행하고 라파에 대한 공격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르웨이, 팔 자치정부 총리에 '독립국가 인정' 외교서류 전달 |
보렐 고위대표와 나란히 선 무스타파 총리도 "팔레스타인인으로서 수십년간 투쟁과 노력 끝에 독립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희망을 여전히 품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앞서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과 회동한 자리에서는 "우리는 유럽의 모든 나라들이 똑같이 (국가 인정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알바레스 장관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정의 실현이자 이스라엘에도 최선의 안전보장"이라고 옹호했다.
노르웨이의 에이데 장관은 이날 무스타파 총리에게 오는 28일부로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한다는 '공식 외교문건'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유엔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인 약 140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으나 EU에서는 불가리아, 키프로스, 체코,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등 27개국 중 7개국만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해왔다.
최근 스페인, 아일랜드가 독립국가 인정을 선언하면서 오는 28일부터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EU 국가는 총 9개국, 전체의 3분의 1 정도로 늘어난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은 아니다.
이날 회의도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원과 국가 인정에 대한 당위성을 부각하는 한편 이스라엘을 우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U는 27일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 상황과 가자지구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아랍권 국가의 외무장관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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