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간 복무 혹은 지역사회 봉사"…재도입시 60여년만
조기 총선 계획 발표하는 英 총리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의무복무제 부활'을 7월 조기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26일(현지시간) AFP 통신, BBC 방송이 보도했다.
수낵 총리는 전날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18세를 대상으로 12개월간 정규군 복무를 하거나 한 달에 한 번씩 주말마다 지역사회에서 봉사하는 방식의 의무복무제 도입 구상을 발표했다.
의무 복무 대상이 남성만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수낵 총리는 "젊은이들에게 공유된 목적의식과 국가에 대한 새로운 자부심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의무복무제 모델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은 2025년 9월부터 시범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부적인 내용은 정부 자문 위원회 격인 왕립위원회에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25억 파운드(약 4조 3천600억원) 정도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15억 파운드는 영국 공유번영기금(UKSPF)에서, 나머지는 탈세·절세 추징금에서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의 경쟁자인 키어 스타머의 노동당은 "아이디어가 바닥 난 정당(보수당)의 진지하지도 않고 (공약 이행을 위한) 절박한 예산 뒷받침도 없는 공약"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또 "이는 계획이 아닌 수십억 파운드가 소요될 수 있는 (정책) 재검토"라며 "보수당이 나폴레옹 이후 군대 규모를 최소화했기 때문에 필요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초 패트릭 샌더스 영국 육군 참모총장도 군 병력 부족 문제를 이유로 '시민군' 훈련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당시 수낵 총리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군 당국의 우려를 일축했다고 BBC는 짚었다.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남성과 일부 여성을 징집했고 1947∼1960년까지 남성만 대상으로 '국가 의무복무제'를 시행한 뒤 의무복무가 폐지됐다.
영국군 규모는 2010년 기준 10만여명에서 올해 1월 현재 7만3천명으로 줄었다.
영국 사상 첫 유색인종 총리로 취임한 지 1년 7개월 된 수낵 총리는 보수당의 지지율 부진에도 자신이 안보와 경제를 지킬 최적임자라고 내세우면서 7월 4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4년간 집권해온 보수당이 제1야당 노동당에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지지율 열세를 보이면서 현지 언론들은 정권교체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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