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테크 2024'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운데 지난 24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 부스에서 회사 관계자들이 관람객들에게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리 황순민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22~2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비바테크 2024'에서는 실존하는 모든 비즈니스에 인공지능(AI)을 연결하는 '옴니(Omni) AI'가 행사 전반을 관통하는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 행사 세부 주제인 △미래 사회 △딥테크 △인터넷과 민주주의 등 분야에서 AI 접목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유럽 내 미국 빅테크에 대한 규제와 견제론을 의식한 듯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는 올해 AI가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잠재력에 대해 강조했다. 미국 CNBC는 올해 비바테크에서 "파리가 유럽의 AI 왕관을 쓰기 위해 나섰다"면서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의 AI 규제법을 내놓은 때에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들이 유럽의 가장 큰 행사에서 인류를 위한 AI 이점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분석했다.
주최국인 프랑스가 미국, 중국 등과의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며 혁신 세일즈 기회로 삼은 점도 올해 행사의 특이점이다. 비바테크 창립자인 모리스 레비 퍼블리시스그룹 회장은 매일경제와 만나 "(AI 개발에서) 프랑스는 발을 뗐고, 가속을 시작했다"면서 "인터넷 전환기엔 프랑스가 뒤처졌지만 AI 혁신에서는 빅테크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바테크는 올해 행사에 얀 르쾽 메타AI최고과학자,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등 AI 분야 석학들과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수뇌부·창업자를 대거 초청했다.
주최 측은 전 세계에서 많은 투자자가 참석해 투자처를 살펴봤고, 3000여 개 스타트업이 행사 기간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에 참가한 유럽 국가는 전년 대비 30% 늘었다. LVMH, BNP파리바, 라포스트그룹, 오랑주 등 프랑스의 주요 대기업들은 비바테크 메인 파트너로 행사를 지원하는 한편 스타트업 부스를 마련해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행사 개막 하루 전날인 지난 21일 엘리제궁에 비바테크 연사들을 초청해 '프랑스를 글로벌 AI 허브로 만들기 위한 비책'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이 자리에는 로빈 리 바이두 창업자,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르쾽 최고과학자 등을 비롯해 AI 업계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AI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비바테크에서 "프랑스와 EU가 AI 선도 국가인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불과 1년 만에 프랑스는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는 미스트랄AI, 구글 딥마인드 출신이 창업해 최근 시드 투자로만 2억2000만달러를 투자받은 H 등 세계적 수준의 AI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빅테크의 프랑스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은 이달 초 12억유로 규모로 파리 지역에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역량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달 프랑스에 40억유로(약 6조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짓고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구글, 메타, MS 등은 올해 비바테크에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 기술 홍보에 나섰다. 구글의 AI 개발 핵심인물인 제임스 만니카 알파벳 수석부사장은 "구글이 가져온 많은 혁신은 구글 프랑스 허브의 엔지니어로부터 나왔고, 혁신의 많은 부분을 EU에서 조달하는 것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AI주권'과 성장전략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어졌다. 르쾽 최고과학자는 "최근에는 유럽 과학자들이 AI 창업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활기찬 생태계를 조성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파리 황순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