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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높은 평가 받는 순서였던 ‘류김양’...12년 만에 셋이서 함께 뛰는 올 시즌, 양현종의 절대 우위 속에 류김양 순서 뒤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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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 사이에는 ‘류김양’이라는 고유명사가 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KBO리그를 호령했던 류현진(37·한화)과 김광현(36·SSG), 양현종(36·KIA)으로 이어지는 ‘좌완 트로이카’의 성을 딴 단어다. 1987년생인 류현진과 1988년생인 김광현, 양현종을 생각하면 류김양이 나이순으로 성을 나열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굳이 나이를 따지자면 3월1일생인 양현종이 7월22일생인 김광현보다 앞에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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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류김양은 세 선수 중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 순서다. 2006년 데뷔하자마자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사상 초유의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동시 석권을 이뤄낸 류현진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광현도 2년차였던 2008년 16승4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MVP 수상에 성공했다. 양현종도 3년차였던 2009년 12승5패 3.15를 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랐지만, MVP 수상은 류현진과 김광현에 비해 한참 늦은 2017년 20승6패 3.44를 기록하며 수상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봐도 류김양 순서대로다. 류현진이 셋 중 가장 빠른 시기인 2013년에 진출해 2023년까지 11년을 뛰며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뛴 마지막 시즌인 2019년엔 평균자책점 2.32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오르며 사이영상 투표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광현도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해 2021년까지 2년 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승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반면 양현종은 셋 중 가장 늦은 2021년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지만, 12경기(4선발)에 등판해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하고 2022년에 다시 KBO리그로 유턴해야 했다.

2024 KBO리그는 류현진이 한국 무대로 복귀하면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류김양이 한 리그에서 뛰는 시즌이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시즌 초반을 지나 중반을 접어드는 시점에서 세 선수의 우열을 가려보면, 그간 항상 세 번째로 평가받았던 양현종의 절대 우세로 진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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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지난 25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1실점(0자책) 호투로 KIA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4승(2패)째를 거둔 양현종은 평균자책점을 3.16에서 2.84로 낮추며 2점대 진입에 성공했다.

이날 KIA에겐 승리가 무엇보다 절실했다. 전날 5-3으로 앞서다 9회 마무리 정해영이 양의지에게 동점 투런을 얻어맞은 뒤 강판됐고, 이어 등판한 장현식이 김재환에게 역전 투런을 맞아 9회에만 넉점을 내주고 패했다.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 2명 홈런포에 차례로 무너졌기에 역전패의 충격은 더욱 컸다.

지난달 25일 10개 팀 중 가장 먼저 20승에 선착했던 KIA는 24일 패배로 두산에게 30승 선착을 내주고 말았다.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 1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25일 경기까지 패했다면 단독 선두 자리까지 내주는 상황이었다. 이런 팀 분위기 속에서 등판한 양현종은 ‘대투수’라는 별명답게 흔들리지 않으며 두산 타선을 요리해내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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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양현종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에이스급이다. 25일 기준 69.2이닝을 던져 이닝 부문은 리그 전체 1위다. 2.84의 평균자책덤은 리그 전체로는 4위며, 토종 투수 중엔 원태인(삼성·2.35)에 이어 2위다. 여기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8회로 공동 2위까지 경기를 압도하는 힘과 안정감까지 모두 갖춘 모습이다. 반면 류현진은 3승4패 평균자책점 4.50, 김광현은 3승3패 4.58로 둘 다 이름값과 명성에 비해 한참 부진한 모습이다. 잘 던지다가도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에이스의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다.

아직 시즌은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면 양현종의 압승 분위기다. 과연 양현종이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며 고유명사 ‘류김양’의 순서를 바꿔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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