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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여유 찾은 조선업에 엔진도 훨훨...한화엔진, 성장 부스터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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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의 생산공정이 정상화가 만든 호실적
신조선가, 친환경 엔진 수요 ↑…중국과 경쟁도 문제 없어

머니투데이

/사진제공=한화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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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한화그룹에 인수 완료된 한화엔진(옛 HSD엔진)이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기나긴 불황의 터널을 지난 조선업계가 활력을 되찾으며 엔진시장에도 낙수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엔진은 국내와 중국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수주와 친환경 엔진을 발판 삼아 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한화엔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63억원으로 지난해(87억원) 대비 544%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엔진은 올해 1분기 1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70억원을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였다. 직전 분기 0%에 가까웠던 영업이익률은 6.6%로 대폭 상승했다. 2012년 3분기 이후로 처음으로 5%를 초과하는 영업이익률을 냈다.

한화엔진은 대형선박 추진용으로 쓰이는 저속엔진의 세계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월 HSD엔진 인수하며 사명을 한화엔진으로 바꿨다. 대형 선박용 엔진 제작을 중심으로 엔진 부품의 판매와 서비스를 국내외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조선 3사의 생산공정이 정상화 궤도에 올라서며 한화엔진의 호실적을 만들었다. 한화오션의 공정 만회 비용은 1분기에 180억원으로 전 분기(2200억원) 대비 대폭 감소했다. 다른 조선소들 공정비용도 안정화되며 기자재 업체로까지 낙수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1분기 한화엔진에는 조선사의 공정 지연으로 인한 엔진 납품 지연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납품할 물량이 2022년 이후 수주한 고가물량인 것도 실적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선박 가격이 오르는 것도 호재다. 지난 4월 신조선가 지수는 183.9포인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2008년 9월 191.6)의 96%까지 접근했다. 엔진 가격은 선박 가격과 함께 오르는 구조다. 한화엔진의 선박엔진을 탑재하는 인도 예정 선박의 가격도 우상향 기조를 보이며 앞으로의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화엔진의 강점은 이중연료엔진(DF엔진)에 있다. DF엔진은 선박유와 가스를 번갈아가며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다. 전통적인 디젤엔진보다 가격이 20% 이상 높고, 마진율 역시 3~5%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엔진은 지난 1분기 신규 수주 중 85%를 DF엔진으로 채웠다. DF엔진 비중이 높은 만큼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선호 높아지며 DF엔진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조선소와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도 한화엔진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선박 수주 점유율은 14%로 중국 76%와 비교해 크게 뒤졌다. 한국 조선업계의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한화엔진은 매출 비중 20% 이상을 상해 외고교, 뉴 타임즈 등 중국 대형 조선사로 채우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조선소의 메탄올 D/F 컨테이너선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 조선소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한화엔진은 안정적인 수주가 가능하다"고 했다.

카타르발 수주를 필두로 앞으로의 수주잔고도 넉넉하다. 한화엔진은 삼성중공업의 카타르에너지 2차 LNG운반선 엔진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이 수주한 12척의 카타르 LNG운반선의 엔진도 한화엔진이 제작할 가능성이 높다. 배 한척에 엔진이 2대 들어가는 선종이기 때문에 엔진 대수는 배 척수의 2배다. 한화엔진 관계자는 "올해 수주한 카타르공사는 2736억원으로, 내년부터 2027년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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