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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망' 이란 불안정 커져도 대외정책 큰 변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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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당국자들 예상…"핵 프로그램 진전 가능성은 예의주시"

"헤즈볼라, 후티 등 대리 세력 행동에도 큰 영향 없을 것"

연합뉴스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란의 권력 서열 2위이자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추락 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이란의 불안정성이 커졌지만, 큰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서방 당국자들은 이란이 라이시 대통령의 후임자 선출에 나서는 과정에서 불안정성이 커질 것에 대비하고 있지만 큰 외교 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의 최고 권력이 아야톨라 일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있는 만큼 기존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란의 군사, 외교 정책 전략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그의 고문들이 틀을 만든다. 신임 대통령은 이들 전략이 어떻게 이행될지에 일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중국·러시아와 유대 강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비롯한 역내 무장 세력 지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추구 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오는 6월 28일 치러지는 대통령 보궐선거 운동 과정에서 이란이 좀 더 공세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서방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적들이 자국의 정치적 격변기를 이용하려 할 수도 있다고 여겨지는 위협에 대해서는 이란이 좀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시점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이란 접근법은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소통로를 계속 열어두는 것이라고 미국 당국자들은 말하고 있다.

WSJ은 이밖에 이란이 핵무기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서방 당국자들에게는 가장 큰 우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최근 몇 년 사이 핵 프로그램을 상당히 진전시켰고 현재 약 3개의 핵무기를 만드는 데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비축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도 이란 내 정치적 후계 구도를 놓고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하마스 등 이란이 지원해온 무장 세력의 행동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레바논 남부 한 마을에서 이스라엘 공습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 무장 세력은 이란이 자국을 넘어서 역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이란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을 통해 이들 무장 세력에 무기와 훈련, 정보를 제공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대통령이 관할하는 정부가 아니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직접 지휘를 받기 때문에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으로 이 같은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볼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정보·국가안보·기술 프로그램 책임자인 에밀리 하딩은 다만 한가지 경계해야 할 것은 이 같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대리 세력들이 공격받을 경우 이란은 자국이 취약한 상황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이들 세력이 보복 대응하기를 평소보다 더 바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NBC 뉴스는 서방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은 이란의 대외 정책뿐 아니라 국내 정책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이란 전문가인 트리타 파르시는 라이시 대통령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거론됐던 만큼 그의 후임자 자리를 둘러싼 투쟁이 격화하고 이 과정에서 대리 세력의 미군 공격을 억제하려는 이란의 노력이 약화하는 등 내부적으로 일부 문제를 야기할 수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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