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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고3 박현숙 열사 모교 추모비…희생자 장례 돕다가 총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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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일 고 박현숙 열사 추모비 앞에서 모교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 후배들이 묵념하고 있다. 박 열사는 5·18민주화운동 때 희생자 관을 구하러 가다 계엄군 총탄이 숨졌다. 박현숙열사추모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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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 사망자 장례를 치르기 위해 관을 구하러 가던 중 계엄군 총탄에 숨진 박현숙 열사의 추모비가 모교에 설치됐다.



박현숙열사추모회는 “20일 박 열사 모교 광주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박 열사 추모비 제막식을 열었다”고 21일 밝혔다. 제막식에는 유가족, 5·18기념재단,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박 열사의 후배 학생들이 찾아 박 열사를 기렸다.



5·18 당시 고교 3학년이었던 박 열사는 계엄군에 의한 시민 학살이 이어지자 희생자 수습과 장례를 돕는 활동에 나섰다. 1980년 5월23일 장례를 치를 관이 부족하자 박 열사 등 시민들은 미니버스를 타고 화순으로 관을 구하러 가던 중 광주 동구 주남마을 앞에서 외곽 봉쇄작전을 하던 11공수여단의 집중 사격으로 숨졌다. 목격자 증언과 군 자료를 종합하면 박 열사 등 17명(확인 사살 2명 포함)이 숨지고 1명이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최소 14명이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오준환 송원여상 교장은 제막식에서 “추모비에 그날을 다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박현숙 열사 기념 공간은 우리 후배들에게는 5·18을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와 같은 의미”라며 “항상 자랑스러운 박 열사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제막식에 참여한 송원여상 학생들도 “선배의 봉사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유가족 대표 박대우씨는 “80년 5월 과일을 쥐여주며 버스에 오르던 누나를 붙잡지 못한 자책감이 있다”며 “광주 희생정신을 지키기 위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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