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 IRNA 통신은 20일(현지시간) 라이시 대통령을 기리는 영어 기사에서 “라이시 대통령은 일요일(19일) 호다 아파린 댐에서 타브리즈 정유공장으로 돌아오던 중 기술적 고장(technical failure)으로 발생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헬기 추락 원인이 명시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RNA 통신은 앞서 라이시 대통령이 사고 당시 미국산 벨-212 헬기를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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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 방송은 해당 헬기가 수십 년 전에 도입된 노후 기종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 공군 예비역 출신의 CNN 군사 분석가 세드릭 레이턴은 “샤(이란 국왕)의 집권 후기인 1976년 벨-212 헬기가 상업적 형태로 처음 (이란에) 도입됐다. 그전에는 미군에서 사용됐기 때문에 이 헬기 기종이 실제 운용되기 시작한 건 이르면 1960년대 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또 이란이 국제사회의 제재로 헬기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전 이란 외무장관은 자국에 제재를 가한 미국이 이번 헬기 추락 사고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IRNA 통신에 따르면 자리프 전 장관은 “애통한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는 미국이다. 미국은 항공업계가 이란에 판매하는 것을 제재해 대통령과 그 일행들의 순교를 초래했다"면서 "미국의 범죄는 이란 국민의 마음과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서방의 제재로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유지 보수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 “미국의 제재가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완전히 근거없다”면서 “모든 국가는 그들 장비의 안전과 신뢰성을 보장할 책임이 있고, 민간 항공도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이 스스로 초래한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을 비난할 방법을 찾으려고 또다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놀랍지도 않다”고 비꼬았다.
미 국무부 매슈 밀러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제재 체제에 대해서 전혀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며 “이란 정부는 테러를 지원하는 장비 수송에 항공기를 이용했고, 우리는 이란 정부의 항공기 사용을 포함해 제재 이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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