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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조선사 이익률이 '10%'를 넘겼다…HD현대삼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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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HD현대삼호 영업이익률 추이/그래픽=김현정


HD현대삼호가 10% 대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내기 시작했다. HD한국조선해양을 넘어 HD현대그룹을 대표하는 알짜 자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삼호는 지난 1분기 매출액 1조7056억원, 영업이익 186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9%에 달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여타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0.7%)·HD현대미포(-1.1%)는 물론, 삼성중공업(3.3%) 및 한화오션(2.3%) 보다도 월등한 수준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HD현대삼호의 영업이익률에 대해 "대형 조선소 중 두 자릿 수 이익률을 처음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무리 조선 업계가 호황기에 진입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익률이 5% 내외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10%를 돌파한 것은 분명 이례적이다.

차별화된 수주 포트폴리오 덕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고부가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위주의 수주에 따른 이익 증가 현상은 지난해 무렵부터 업계 전체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HD현대삼호의 LNG 운반선 수주 비중은 40% 수준으로 HD현대중공업 등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HD한국조선해양 측은 "HD현대삼호의 공정 효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높은 영업이익률의 이유를 설명했다. 1970~1980년대에 만들어진 다른 조선소들 대비 1990년대에 만들어진 상대적 후발 조선소를 갖고 있어서 배를 만드는 공정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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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삼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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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련 근로자 비율도 높아 업무 효율 역시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삼호의 경우 전남 영암 지역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 가장 유력한 기업이라, 숙련 근로자의 로열티가 강하다"고 언급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종 내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2014년 이후 인력 유출 규모가 가장 작았던 조선사"라며 "지역 내 기존 협력 기업들의 생산능력도 비교적 잘 보전된 상태"라고 밝혔다.

조선 업계와 증권가는 HD현대삼호가 당분간 1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주문이 쇄도하는 가운데, 공정 및 업무 효율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HD현대그룹 내에서도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793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의 4분의1 가량을 HD현대삼호가 책임진 모양새다. 특히 일각에서는 2026년 무렵 그룹 내 조선 부문의 매출 비중이 정유 부문을 앞지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기도 하다. HD현대삼호는 이같이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조선 부문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자회사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중이다.

엄 연구원은 "HD현대삼호의 경우 수주 리스트에 카타르 LNG선과 같은 다량 발주 할인 판매 물량이 거의 섞여 있지 않아 시장 선가 상승세가 매출로 가장 빨리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HD현대삼호의 호실적은 HD한국조선해양에 대한 이익 전망 상향을 정당화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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