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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아무 역할 안 했다”… 미, 이란 대통령 사망 사고 개입 의혹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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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지역안보에 큰 영향 없을 것”
백악관 “제재 탓에 사고? 안전 그들 몫”
“공식 애도”… 국무부 대변인 명의 성명
한국일보

이라크인들이 20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을 위한 애도식이 열린 바그다드의 이란 대사관 앞에서 촛불을 켜고 헌화하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이란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 바그다드=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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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사망한 헬기 추락 사고에 자국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애도 성명은 국무부 대변인 명의로 발표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전날 라이시 대통령 사고사 관련 질문에 “매우 불행한 헬기 추락”에 의한 사망이라며 “현 단계에서 사고 원인에 대한 통찰을 갖고 있지 않고, 이란 측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살펴볼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그 추락 사고에서 한 역할이 없다”고 부연했다. 개입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오스틴 장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우리 군사 대비 태세에 관해 발표할 것이 없다”며 “현 단계에서 꼭 광범위한 지역 안보상 영향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자국 책임론을 부인했다. 이란 측에서는 미국 주도 서방 제재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이 헬기 기체 결함을 불렀고 사고로 연결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안전 문제는 전적으로 그들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이번 사고로 미국 입장에 어떤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인권을 위해 싸우는 이란 국민들의 편에 계속 서고, 이란의 역내 안보 저해 행위에 대한 책임도 계속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 국민 인권 탄압 및 역내 테러 네트워크 지원 책임이 있다며 “그가 자기 손에 피를 잔뜩 묻힌 사람이었다는 것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라이시, 제 손에 피 잔뜩 묻힌 사람”


애도의 뜻은 격을 낮춰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매슈 밀러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헬기 추락 사고로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다른 정부 대표단 일원이 사망한 것에 대해 공식 애도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은 이란과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상태다. 이란과 수교 중인 러시아, 중국, 튀르키예 등은 국가 수반이 애도를 표시했다.

애도에 이어 국무부는 “이란이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가운데 우리는 인권 및 근본적인 자유에 대한 이란 국민과 그들의 투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시 대통령은 19일 이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바르즈건 지역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한 뒤 헬기로 이동하다 헬기가 산악 지대에 추락하면서 다른 탑승자들과 함께 사망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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