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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추락' 이란 대통령 사망…"이륙까지는 기상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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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현지 언론 "외무장관 포함해 탑승자 9명 전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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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적신월사가 20일(현지시간) 촬영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헬기 추락 사고 현장 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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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헬기 추락 사고로 행방불명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숨진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제 제재로 인한 헬기 노후화와 이륙 직후 악화된 기상 상태가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란 대통령 태운 헬기, 최근 몇 년간 추락 사고 오명

이날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메흐르 통신 등 이란 매체들은 라이시 대통령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 등 헬기 사고 이후 행방불명됐던 고위 인사들이 순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제르바이잔과 국경을 맞댄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양국 공동건설 댐 준공식 참석 후 헬기로 귀환 중이었으며, 사고 헬기에는 9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라이시 대통령 수색 작업에 참여 중이던 터키 드론이 이란 타브리즈로부터 100km 떨어진 곳에서 사고 현장으로 추정되는 열원을 감지해 구조대원들이 이곳으로 급파됐다. 이슬람 구호단체 이란 적신월사는 "기체가 심각하게 파손됐으며 (현장에서) 생존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했다.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는 미국제 벨212로 알려졌다. 벨212는 미국 벨 헬리콥터가 개발해 1968년 처음 비행한 기종이다. 내구성이 높아 운송, 소방, 군사작전 등 여러 용도로 활용됐으나 최근 몇 년간 여러 추락 사고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 6월 캐나다 에반스버그에서 이 기종이 산불 진화 작업 중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 헬기가 소방인력을 태우기 위해 착륙을 시도하던 중 회전익이 갑자기 떨어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추후 조사에서 회전 모터를 고정하는 부품 중 하나가 설계보다 강도가 약한 소재로 제작됐던 게 문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에는 태국 군에서 운용하던 벨212 헬기가 이륙 10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2020년에도 태국 군에서 운용하던 같은 기종 헬기가 기체 문제로 학교 인근에 긴급 착륙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사망자는 없었다.

또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 아라비아 만에서 같은 기종으로 훈련하던 조종사 2명이 해상에 추락해 치명상을 입은 사건도 있었다.


"헬기 이륙할 때까지는 기상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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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동아제르바이잔 주에서 열린 아라스 강의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참석을 한 뒤 헬기를 타고 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귀환 중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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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 무함마드 마란디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헬기가 이륙할 때 기상이 좋았는데 이륙 직후 갑자기 악화돼 폭우가 쏟아졌다는 것까지만 알려진 상황"이라며 "미국 제재가 이란 민간항공 운항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사고와 관련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국제 제재로 인해 헬기 유지보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기 조종사 출신 항공 전문가 폴 비버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낮은 기온과 구름, 안개 등이 헬기 추락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고정익 항공기와 달리 헬기는 날씨에 취약하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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