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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살얼음' 중동 관리 급한 바이든…트럼프측 "하마스는 존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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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과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 누수에 직면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표심 이탈의 촉매가 된 중동 상황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상황을 관리하려는 바이든의 정책을 비난하며 한층 몰아세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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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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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모어하우스대 졸업식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각 휴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전국으로 번진 반(反)이스라엘 기류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은 가슴 아프다”며 “그 가운데 무고한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죽고 고통받고 있고, 이는 인도주의의 위기”라고 말했다.

미국 전역으로 반전 시위가 확대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대학 캠퍼스에서 연설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특히 모어하우스대는 흑인 인권 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모교이자 대표적인 명문 흑인 대학이다. 때문에 자신으로부터 돌아선 젊은층과 흑인의 표심을 되돌리기 위한 바이든의 안간힘으로 비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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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졸업식 연설을 하는 동안 등을 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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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졸업식에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아예 등을 지고 서는 방식으로 연설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평화적인 비폭력 시위를 지지한다”며 “여러분의 목소리는 전해져야 하며 나는 그러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강경책만을 고집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기 위해 외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측 인사를 만난 데 이어 이스라엘과 전략협의그룹(SCG) 회의를 개최했다”며 “라파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0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대피해 있는 라파에 대한 군사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해당 공습에 필요한 무기에 대해서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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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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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트럼프 측은 바이든의 중동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 내 대표적 친(親)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 연설에서 스스로를 “트럼프의 주요 지지자이자 파트너”라고 칭한 뒤 “전쟁의 승리는 테러 공격의 책임자들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off the face of the Earth)하고 트럼프의 정책으로 복귀하는 것”이라며 “하마스와 그들의 지원자들에게 존엄성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유대주의라는 사악한 바이러스가 미국은 물론 강력한 서구 국가에도 퍼지고 있다”며 “완전한 승리는 물리적 자기방어가 아니라 이념적 자기방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자들을 향해선 “하마스 코스프레(cosplaying Hamas)”라고 몰아세웠다. 스테파닉 의원은 팔레스타인 측을 지지하는 시위대에 대한 대학 측의 대응을 비판해 클로딘 게이 전 하버드대 총장을 사임시킨 인물이다. 그는 현재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테파닉 의원의 연설에 대해 “바이든 정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가운데 진행됐다”며 “이스라엘 대응에 대한 민주당 분열을 이용하려는 공화당의 정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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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 스테파닉 뉴욕 공화당 하원의원이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오른쪽),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워싱턴 공화당 하원의원(왼쪽)과 함께 지난달 30일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시위대를 "반유대주의자이자 테러리스트의 동조자"라고 비난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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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공화당은 지난 16일 하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막는 ‘이스라엘 안보원조 지지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선적을 보류한 무기를 이스라엘에 신속하게 보내고, 폭탄 선적이 이뤄질 때까지 국무부와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도 담겼다. 백악관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하원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16명이 찬성하는 등 당내 분열에 직면해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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