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념식서 불붙은 개헌론
이재명 “尹 공약 안 지키는건 범죄행위”
조국 “개헌특위 설치·尹 동의해야” 압박
황우여 “헌법 체제 근본적 문제 고쳐야”
방법·수위 이견… 개헌 현실성은 미지수
5·18 기념식 희생자 사진 잘못 써 ‘빈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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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전날 국립 5?18묘지 민주의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공약한 점을 거론하며 “국민 주권을 위임받은 대신에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사기죄보다도 더 엄중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뒤이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 민주당이 합니다’ 행사에서도 “이번에는 반드시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원 포인트 개헌 여러분 함께 꼭 해냅시다”라고 개헌 의지를 다졌다. 정청래 최고위원,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염태영·황명선·모경종·정진욱 당선자 등도 각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대표를 엄호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올해는 5·18 정신이 ‘헌법정신 그 자체’라는 말조차 없었다”며 “대통령 선거 때 국민께 약속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입장을 대통령 스스로 나서서 분명하게 밝히시길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제안하는 원 포인트 개헌 제안에 응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보다 적극적으로 개헌 공세에 뛰어들고 있다. 조국 대표는 전날 민주의문에서 “윤 대통령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으려면 개헌특위에 동의한다는 말을 해야 한다”며 “개헌특위를 열자는 데 동의한다는 말 없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자는 얘기는 하나 마나 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 4년 중임제 △검사 영장 신청권 삭제 등을 포함한 7가지 헌법 개정사항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이 쏘아 올린 개헌 논의를 민주당이 원 포인트 개헌으로 받으면서 22대 국회에서 개헌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5.18 폭정종식'이 수놓인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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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여당은 포괄적 개헌론으로 야당과 결을 달리하고 있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존 헌법 체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치는 데 방점을 찍은 포괄적 개헌론을 내밀었다. 황 위원장은 전날 5·18 기념식 후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대도 변하고 국민의 국가에 대한 요구도 변했다”며 “헌법 개정은 참 어렵다. 이왕 한다면 범위를 잡고 근본적 문제를 함께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원 포인트 개헌으로 전문만을 바꾸는 건 어렵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제대로 된 개헌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개헌에서는 여당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尹 “5월 정신, 대한민국 자유의 토대”… 개헌은 ‘침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5·18민주유공자 및 유족들과 함께 손을 잡고 민주의문을 통해 입장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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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를 쥔 윤 대통령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및 개헌에 대해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취임 후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전날 5?18 기념사에서 “1980년 5월, 광주의 그 뜨거운 연대가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이룬 토대가 됐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광주가 흘린 피와 눈물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희생자를 소개하면서 다른 사람의 사진이 영상에 나와 빈축을 샀다. 학생 희생자 류동훈과 박금희 열사를 소개하는 공연 뒷면 영상에서는 박금희 열사가 아닌 박현숙 열사의 사진이 올라왔다. 박현숙 열사의 유족인 박현옥 5·18유족회 전 사무총장은 “명색이 정부 기념식인데 제대로 된 확인도 거치지 않은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제작과정에서 다른 희생자의 사진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고 유족을 찾아가 사과를 드렸다”고 밝혔다.
최우석·김나현·구현모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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