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정학 불리해지면 체제 유지 어려울 수도”
“MZ세대 통일 반대 여론 주도…새 미래 구상할 때”
18일 일본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린 ‘북한 정체 세미나’에서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왼쪽)가 최근 북한 경제 상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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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세다대 일미연구소,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주최로 18일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린 ‘북한 정세 세미나’에서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경제학)는 북한을 떠난 지 1년이 안 된 탈북민 조사 결과와 최근 북한 경제정책을 분석해 이런 주장을 내놨다.
김 교수는 “대북 제재로 2014~2016년 탈북민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49달러에서 37달러로 25%가량 감소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는 대북 제재와 유사한 경로로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주민 및 물자 이동 금지, 정부의 시장 단속 등으로 2017~2019년 수준의 충격이 2022년까지 지속됐을 것”이라며 “북한 주민의 가계 소득은 2022년 말까지 제재 이전보다 적어도 절반 정도, GDP는 25%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발표했다.
대북 제재, 북미 협상 실패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고도화에 집착하며 제재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김 교수는 “제재가 없었다면 국제 사회는 북한 핵 개발을 늦출 수 있는 다른 평화 수단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최근 북한 경제 상황에 대해 그는 “북중 교역 재개, 북러 밀착으로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 측면에서 순풍이 불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바람이 바뀌는가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며 “대내, 대남, 경제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지정학마저 불리해지면 체제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무라 미츠히로(三村光弘) 니가타현립대 동북아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주장하는 신냉전 하의 경제 교류에서도 결국 시장경제에 친화적인 제도를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자본, 토지 등) 생산 수단의 사유화를 인정할지 여부”라고 짚었다.
향후 한반도 통일 구상과 관련해 김병로 서울대 통화평일연구원 교수는 “한국에서는 최근 10여년 간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띄게 된 MZ세대가 통일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며 “북한의 두 국가 주장에 체제 경쟁적 맞대응을 하거나 반대를 위한 정책을 펴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두 국가론’에 입각한 새로운 통일 미래를 구상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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