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169일만에 대중앞 등장…대통령실 "불교계서 김여사 참석 간곡 요청"
김여사, 작년 4월 보스턴미술관 찾아 사리 반환논의 재개 요청→10년만에 논의 재개
봉선사 "여사님 도움으로 가능", 김여사 "저 아닌 천만 불자의 염원이 이룬 결과"
합장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 중이던 회암사 사리의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 배경에 대해 "한미관계가 더 가까워지면서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오늘은 우리 불교계의 큰 경사이면서 국민 모두에게 정말 기쁜 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돌아와 모셔진 사리는 한국 불교의 정통성과 법맥을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 유산이지만, 이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 오는 길은 길고 힘들었다"며 15년에 걸친 사리 반환 과정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이미 끝난 문제라고 포기하지 않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애쓰고 노력하니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해 국민들의 소망을 이루어 냈다"며 "부처님의 가피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간절한 기도와 정진이 선행되어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회피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행사 참석 |
돌아온 사리들은 본래 양주 회암사의 지공선사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가 일제강점기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함께 불법 반출된 것을 보스턴미술관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남북불교계는 사리 반환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채택하고 보스턴미술관과 반환 협상에 나섰지만, 2013년 이후 반환 논의가 중단된 상태였다.
논의 재개의 물꼬는 김건희 여사가 텄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김 여사가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사리 반환 논의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해 10년 만에 반환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고 한다.
이후 보스턴미술관은 지난해 11월 약 10년 만에 옛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과 반환 논의를 재개했고, 양측은 지난 2월 사리구는 대여 형식으로 사리는 보스턴미술관이 조계종에 기증하는 형태로 환지본처에 합의했다.
김건희 여사, 조계종 총무원장과 인사 |
이날 행사에는 윤 대통령 내외가 모두 참석했다. 불교계에서 김 여사의 참석을 간곡히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본행사 전 사전환담에서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은 "사리 환지본처를 위해 20년 노력했는데 그렇게 안 되던 것이 여사님의 도움으로 가능했다"며 "부처님이 이곳으로 돌아오시려고 마음을 먹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사리가 환지본처 돼 매우 뿌듯하며 이를 계기로 불교가 중흥하길 바란다"며 "제가 아니라 천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환담 후 윤 대통령 부부는 화동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행사장에 설치된 대형 LED 화면에 김 여사가 등장하자 큰 환호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진우스님 등 불교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4천여 명이 참석했으며, 정·관계에서는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홍철호 정무수석, 인성환 안보2차장 등이 자리했다.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행사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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