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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헌법 수록 대신 '자유 민주주의' 만… 과잉 경호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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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전문 수록 언급 없어
참배객·취재진 입장 통제
한국일보

5· 18 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이 열린 국립 5·18민주묘지 앞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철제 울타리를 치고 참배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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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5· 18 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아 여야 정치권이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총집결해 '5·18 정신 헌법 전문(前文) 수록'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엔 개헌 약속이 또 담기지 않았다. '과잉 경호' 논란은 올해 기념식에서도 반복됐다. 이날 경호 인력이 참배객들을 감시하며 대통령 조화를 지키고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5· 18 민주화운동 44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국립 5· 18 민주묘지. 윤 대통령이 5분 18초짜리 기념사 낭독을 마치자 식장 의자에 앉아 있던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역력했다. 이날 기념식에선 윤 대통령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언급할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약속인 데다, 여야 정치권이 최근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이번 기념식이 개헌 논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높았던 탓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대체로 평이했고 개헌 약속 대신 '자유민주주의'만 5번 등장했다.


김형미 관장은 "이번만큼은 대통령이 약속을 지킬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며 "개헌 요구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결국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암묵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겠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기념식 중 내빈으로 앉아 있던 광주시의회 5· 18 특별위원회 소속 시의원 8명은 윤 대통령의 기념사 직전 기습 손팻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제히 일어난 의원들은 기념사 내내 '5·18 헌법 전문 수록'이 한 글자씩 적힌 손팻말을 펼쳐 들었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가 끝나자 손팻말을 들고 있었던 시의원들은 뒤돌아서서 시민들에게 인사했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

광주시도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 기념사에 대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광주시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대통령님이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우리 국민이 듣고 싶은 바로 그 말,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내용이 기념사에 언급되지 않아 무척 아쉽다"고 밝혔다. 기념식을 주관하는 보훈부는 박금희 열사를 소개하며 박현숙 열사의 사진을 써 "성의 없는 준비"라는 뒷말도 나왔다.

현장에선 지난해 불거진 언론 통제 논란을 의식한 듯 아예 현장 취재석을 역사의 문 인근 어린이박물관 지하로 옮겼다. 취재기자에 대한 출입 시간 역시 오전 9시 10분으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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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호 인력이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지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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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경비 논란도 불거졌다. 광주경찰 등은 이날 오전부터 기념식이 열리는 5· 18 민주묘지에 기동대 40여 개 중대 등 3, 500여 명을 배치했다. 경찰은 민주묘지 초입부터 민주묘지 민주의 문까지 1m 간격으로 배치됐다. 지난해 민주의 문 앞에 설치됐던 철제 울타리는 더욱 멀어져 60m 밖에서 부터 입장을 통제했다. 국립묘지 입구에선 초청장을 미처 받지 못한 5·18 유공자의 가족들이 행사장 밖으로 쫓겨나가기도 했다. 입장이 제지당한 한 시민은 "5·18은 광주시민들의 것인데, 왜 시민들을 보지 못하게 막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5·18 유공자인 배용수(79)씨는 "삼엄한 경비 때문에 간신히 들어올 수 있었다"며 "내가 죽고 나면 앞으로 우리 가족들은 5·18 행사장에 못 들어올 것 같아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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