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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尹 기념사에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언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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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관심을 모았던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언급을 하지않았다.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렸다.

국가보훈부는 올해 기념식 주제를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5·18정신 위에 뿌리내렸고, 오월이 꽃피운 희망을 가꿔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아 ‘오월, 희망이 꽃피다’로 정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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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은 지난해보다 500여명 줄어든 2500명이 초청됐으며 5·18민주유공자 및 유족, 정부 주요 인사, 학생, 시민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의원·당선인들이 정부 인사들과 함께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조국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대표, 진보당 윤희숙 상임 등 야당 의원·당선인도 대거 기념식에 참석해 민주주의 역사를 되새기고 열사의 희생을 기렸다.

올해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여는 공연, 경과보고, 기념공연1, 기념사, 기념공연2,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순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온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오월의 정신을 이 시대에 올바르게 계승하는 일이며, 광주의 희생과 눈물에 진심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980년 5월 광주의 뜨거운 연대가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이룬 토대가 되었다”며 “대한민국이 오월의 정신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워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정치적 자유와 인권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고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5·18정신을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오월단체와 시민들은 할 말은 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시도 기념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5·18정신 헌법수록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광주시는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5·18은 국가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민중투쟁이었다. 국민이 듣고싶은 말은 5·18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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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오월어머니 회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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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에 참석한 오월단체 관계자는 “정치권과 국민들이 5·18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며 “그런데도 윤대통령이 한마디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올해 기념공연은 광주의 오월을 지킨 학생 희생자인 류동운·박금희 열사를 전남대학교 학생 대표들이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1980년 당시 한신대 2학년이었던 류 열사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도청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하다 숨졌고, 춘태여상 3학년이었던 박 열사는 부상자를 위해 헌혈한 후 귀가하다 계엄군의 총격에 사망했다. 학생 열사들 출신학교 후배들은 5월에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 꽃다발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오월추모시 ‘당신 가고 봄이 와서’, 추모곡 ‘아름다운 사람’, 대합창곡 ‘함께’ 등이 기념식장에 울려 퍼졌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 논란 없이 제창됐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난 후 5·18 단체장들과 유족, 보훈처장 등과 함께 박금희·김용근·한강운 열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기간 3년 연속으로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윤 대통령이 두 번째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1980년 신군부의 폭압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며 일어났던 5·18의 민주·인권·평화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7년 5월 9일 제정됐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역대 대통령 5명의 기념식 참석을 보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인 2000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5·18항쟁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나머지 기간은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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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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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취임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5년간 매년 5·18 기념식을 찾아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08년에만 참석했다. 이후 임기를 마친 2012년까지 내리 4년 간 조화만 보내고 기념식에는 불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취임 첫 해인 2013년에만 참석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는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놓고 오월 단체·유족들과 큰 갈등을 빚었다.

탄핵 정국을 거쳐 2017년 5월10일 취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8일 만에 열린 37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제7대 지방동시선거 직전 정치적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와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이유로 불참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는 2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마지막 해인 2021년에는 방미 일정 준비 탓에 불참했다. 대통령을 대신해 총리가 참석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에 기념식 참석 인원은 99명으로 제한, 사상 최소 수준으로 치러졌다.

2022년 취임 8일만 5·18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42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했다. 보수 정부 처음으로 5·18 유족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정문(민주의 문)으로 입장했다. 윤대통령은 취임 후 3년 연속 참석해 “매년 참석하겠다”는 5·18 유족과의 약속을 지켰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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