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넘치는 제주, 암호화폐 결제에 반값 분양까지
제주살이 열풍 등으로 호황을 누렸던 제주도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휩쓸며 꽁꽁 얼어붙고 있다. 악성 물량으로 평가받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1,239호로 제주도 전체 미분양 주택의 49.9%를 차지한다.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자 한 시행사는 분양가를 20%가량 낮추고, 계약 전 한 달간 살아보게 하고, 분양 대금을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서귀포의 한 공동주택은 국제학교가 가까워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초기 분양률이 20%에 그쳤다. 결국 시행사가 파산하며 공매에 넘어갔고 지금은 떨이 판매가 진행 중이다. 최초 분양가는 5억 4천만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반값에 가까운 3억 2천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외지인 발걸음 뚝…제주도, 눈물의 섬 될까?
제주도에서 미분양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 10년 동안 제주도에선 중국 자본 유입과 제주살이 열풍으로 인한 인구 급증 등으로 주택 가격은 끝없이 상승했다. 섬이라는 특성상 물류비용 때문에 건축비가 다른 지역보다 높았는데 투자 수요까지 급증하자 분양가는 끝을 모르게 치솟았다. 실제로 제주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3.3㎡(1평) 당 2,477만 원으로, 전국에서 서울과 대구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 동안 중국 자본은 대거 이탈했고 엔데믹 시대가 오자 제주 살기와 관광 열풍은 빠르게 식었다.
결국 부동산 침체기가 닥치자, 제주도 초고가 분양 광풍은 전체 제주 부동산 시장을 위기에 빠뜨리는 주요 원인이 됐다. 게다가 천정부지 오르는 물가에 관광객은 물론 도민들의 발걸음까지 뜸해져 폐업하는 가게까지 속출하고 있다. 고질적인 일자리 부족 문제 때문에 제주로의 인구 유입도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이번 주 <SBS 뉴스토리>에서는 심각한 침체에 빠진 제주도 부동산 현장을 샅샅이 둘러보고 회생 가능성 등을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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