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백서위원장 "尹·韓 책임"…친한계 "편향적 백서, 중단해야"
간담회에 외부 공관위원 불참…韓 팬카페는 별도 백서 추진
22대 총선백서 특별위 회의서 발언하는 조정훈 위원장 |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에서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백서 발간을 둘러싸고 내부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총선 캠페인을 지휘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책임론의 포함 여부를 두고서다. 특히 친한(친한동훈) 그룹을 중심으로 백서특위의 공정성 논란까지 제기하며 당내 논란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조정훈 백서특위 위원장은 1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둘 다 (패배에) 책임이 있다"며 "이건 팩트이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서 발간을 놓고 '당권을 염두에 둔 조 위원장이 한 전 위원장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제기되자 직접 반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위는 앞서 총선 참패 원인 분석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내달 중순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다. 설문조사에는 한 전 위원장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캠페인이나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에 대한 평가도 포함됐다.
'한동훈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장동혁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유세) 와달라고 했던 분들이 지금 와서는 '그것 때문에 졌다'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총선 당시 '이조심판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신지호 전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과 공천 갈등을 빚은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이 조 위원장을 천거했다고 주장하며 "백서 작업은 중단해야 한다. 발간 의도에서 정당성을 상실했다. 편파적"이라고 비판했다.
당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소속 박상수(인천 서갑) 전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조 위원장을 겨냥, "전당대회 전 발간될 총선 백서에 유력한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 책임론을 실으려는 것"이라며 "위원장직을 사임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내부 파열음은 이날 특위가 총선 당시 공천관리위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공천 평가 회의에서도 드러났다.
회의에는 정영환 전 공관위원장과 내부 공관위원이었던 이철규·이종성 의원만 참석하고 외부 위원 6명이 불참했다. 역시 내부 공관위원이었던 장동혁 의원은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철규 의원은 회의에서 "백서는 누구를 공격하고 책임을 묻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총선 백서와 관련해 여러 과도한 공격이 이뤄지고, 오늘 중요한 자리에 많은 분이 함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조 위원장을 향한 당내 공격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장동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특위가) 많은 사람이 참석하지 못할 날짜를 못 박았다. 저는 면담을 피할 의도도 이유도 없고 29일에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 의원의 발언을 맞받았다.
한 외부 공관위원은 통화에서 "특정인 책임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인제 와서야 공관위원들을 부르는 의도가 무엇인지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 지지자들은 당 총선 백서의 편향성 문제를 비판하며 직접 백서 제작에 나섰다.
회원 수가 6만여명인 한 전 위원장의 팬카페 '위드후니'는 '국민백서' 작성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주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실책을 참패 원인으로 지목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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