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돌고돌아 결국 토마스 투헬을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나아가 투헬도 잔류를 원하고 재계약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이 16일(한국시간) 뮌헨 보드진과 투헬의 회담 이후 투헬의 뮌헨 유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은 "뮌헨 보드진과 투헬 측이 지난 15일 회담을 가졌고 이제 뮌헨은 투헬과 새로운 시즌을 함께 하려고 한다"라며 "여러 차례 거절을 당한 뮌헨은 투헬과 지난 2월에 했던 결정을 물리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투헬은 여전히 뮌헨에 남고 싶어 한다. 최근 몇 주간 흔들리고 울리 회네스 명예 회장과의 갈등이 있었지만 말이다. 다만 아직 양측의 공식 합의는 없다. 투헬과 계속 이어가려고 하는 계획도 엎어질 여지는 있다"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언론은 "협상의 핵심은 새로운 계약 기간에 있다. 투헬의 원래 계약은 2025년 여름까지다. 투헬과 매니지먼트 측은 새로운 계약을 원하고 있고 이는 2026년 여름까지 2년 계약이다"라며 "뮌헨이 투헬과 새로운 계약으로 합의한다면, 실제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결정은 곧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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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 소식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앞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은 다름 아닌 토마스 투헬 에이전트 올라프 마잉킹과 뮌헨 스포츠 디렉터 크리스토프 프로인트가 사무실에서 함께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진에 포착된 상황에 대해 로마노 기자는 "투헬 에이전트 올라프 마잉킹이 오늘 바이에른 뮌헨 이사회와의 회의에서 포착됐다"라며 "빌트가 공객한 바에 따르면 이 회의는 뮌헨 사무실에서 열렸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12년 연속 우승에 실패한 바이에른 뮌헨은 2023-24시즌을 끝으로 현재 클럽을 이끌고 있는 토마스 투헬 감독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뮌헨과 투헬 감독과의 결별은 지난 2월에 확정됐다. 당시 뮌헨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당초 2025년 6월 30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계약 관계를 2024년 6월 30일에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뮌헨 지휘봉을 잡은 투헬 감독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으로 등극해 구단의 연속 우승 기록을 11년으로 늘렸지만 2년 차인 2023-24시즌 후반기 때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결국 구단과 계약 상호 해지 합의에 이르렀다.
시간이 흘러 뮌헨이 시즌 최종전만 남겨두면서 투헬 감독의 결별도 가까워졌는데, 투헬 감독과의 계약 종료를 발표한 후 약 3개월이 지났음에도 뮌헨은 아직까지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
뮌헨이 투헬 후임으로 가장 원했던 지도자는 올시즌 레버쿠젠을 분데스리가 챔피언 자리에 올린 사비 알론소 감독이었으나, 알론소 감독이 직접 레버쿠젠 잔류를 선언하면서 다른 지도자를 찾아야 했다.
이후 율리안 나겔스만(독일 축구대표팀), 랄프 랑닉(오스트리아 축구대표팀), 우나이 에메리(애스턴 빌라), 올리버 글라스너(크리스털 팰리스) 등과 접촉했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 한지 플리크 전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바이에른 뮌헨 감독직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감독 찾기에 난항을 겪으면서 뮌헨은 이제 투헬 감독의 마음을 되돌리는 작업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뮌헨과 투헬이 향후 협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라며 투헬 감독의 유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최근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 울리 회네스 명예회장, 칼하인츠 루메니게 감독 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회의가 끝난 뒤 투헬 유임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투헬 에이전트가 뮌헨 사무실을 방문해 수뇌부와 만남을 가졌다. 이를 두고 매체는 "마잉킹이 제베너 슈트라세(뮌헨 트레이닝 센터)를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는 투헬의 잔류가 구체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명확한 표시이다"라고 주장했다.
독일 최대 축구전문지 '키커'도 15일 "후임자에 대한 거부가 여러 차례 있은 후 이제 극적인 반전으로 투헬이 그대로 남을 수 있다"라며 투헬 감독의 잔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다만 뮌헨이 투헬 감독을 설득하기 위해선 계약 기간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뮌헨이 1년 뒤 사비 알론소나 위르겐 클럽 감독을 선임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는데, 투헬 감독은 겨우 1년 더 팀을 이끄는 거라면 제안을 거절할 생각이다.
매체는 "투헬은 당연히 긴급 해결책으로 여지지고 싶어 하지 않으며, 2025년에 위르겐 클럽과 사비 알론소가 시장에 나올 때까지 감독직을 유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며 "이는 투헬이 계약 기간을 2025년 이후로 연장하는 걸 조건으로 삼을 거라는 게 거의 확실하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16일 "투헬과 뮌헨 구단 경영진은 기존 계약에 명시됐던 2025년 6월보다 더 긴 2026년 6월 혹은 그 이상의 계약기간을 요구하고 있다"며 "뮌헨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에릭 턴하흐 등도 대안으로 올려놨으나 일단 투헬과의 장기 협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뮌헨 선수들도 다음 시즌을 투헬 감독과 함께하는 방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커에 따르면 뮌헨 주장단인 마누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가 투헬 감독을 지지하고 있으며, 해리 케인과 에릭 다이어 역시 투헬 감독의 유임을 원한다.
독일 '쥐드도이체 차이퉁'도 15일 "마누엘 노이어가 이끄는 뮌헨 선수들 중 80%가 투헬 연임을 지지하고 있다"라며 "노이어가 앞장서서 이런 분위기를 알리고 투헬 감독의 유임을 수뇌부에 적극 요청했다. 수뇌부 역시 이를 바탕으로 투헬 유임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축구 팬들은 투헬 감독이 2024-25시즌도 뮌헨을 이끌 경우 김민재 입지가 어떻게 될지 관심을 모았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후 올시즌 전반기 동안 투헬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으며 뮌헨 핵심 수비수로 등극해 꾸준히 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후반기에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새로 영입된 에릭 다이어에게 밀리면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선발로 나오는 경기도 있었지만 이때 김민재는 부진한 활약을 펼치면서 큰 비난을 받았다. 지난달 6일 하이덴하임과의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전에만 3실점을 허용하면서 2-3 역전패 원흉으로 지목됐다.
지난 1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선발로 출전해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때 잘못된 판단으로 돌파를 허용하고,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팀의 2실점에 모두 관여해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
투헬 감독도 "김민재는 너무 공격적으로 수비하면 안 된다. 공을 가져올 수 있을 때는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하면 안 된다"라며 "김민재는 너무 욕심이 많다. 공에 대한 압박감이 없다. 너무 쉽게 플레이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도 김민재를 도울 수 없다"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후반기에 부진한 활약을 보여주면서 김민재는 입단 1년 만에 방출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독일 TZ는 15일 "김민재 계약은 2028년까지 유효하지만, 더 이상 불가능한 선수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라며 뮌헨이 김민재를 내보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다만 유임할 높은 투헬 감독이 최근 김민재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면서 뮌헨 잔류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투헬 감독은 지난 13일 볼프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33라운드이자 뮌헨의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을 2-0으로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전적으로 김민재와 매우 행복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레알과 첫 경기에서 김민재는 불행하게도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며 "그는 아시안컵 전까지 모든 경기를 뛰었고,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에 대한 내 생각은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축구선수 커리어에서 일어나는 침체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격과 행동하는 방식은 매우 좋았다"라며 "김민재가 여기 있어 행복했다. 최고의 정신력을 가진 최고의 선수가 있다는 건 행운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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