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지원 백태 ①] 기업들 '내고보자'식 지원 막으려 독특한 자기소개서 문항 요구]
# 박모씨(27·대학생)는 최근 6차례의 낙방 끝에 비로소 입사 면접 기회를 얻었다. "이번엔 반드시 합격하자" 결의에 가득 차 들어선 면접장. 그러나 면접관이 던진 첫번째 질문은 "내일부터 1년간 빙하기가 된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순간 머리 속이 꽁꽁 얼어붙었다.
# 이모씨(25·대학생)는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자기소개서(자소서) 작성에 한창이다. 그러다 모 기업 입사지원서의 한가지 질문에서 턱 막혔다. "즐겨 찾는 인터넷 사이트와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어려운 질문도 아니지만 2시간 넘게 고민했다. "취업 카페라고 솔직하게 써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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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15일 오후 전주 팔복동 국제탄소연구소에서 열린 '제6회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을 보기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한 번 더 살피고있다. / 사진=뉴스1 |
# 박모씨(27·대학생)는 최근 6차례의 낙방 끝에 비로소 입사 면접 기회를 얻었다. "이번엔 반드시 합격하자" 결의에 가득 차 들어선 면접장. 그러나 면접관이 던진 첫번째 질문은 "내일부터 1년간 빙하기가 된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순간 머리 속이 꽁꽁 얼어붙었다.
# 이모씨(25·대학생)는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자기소개서(자소서) 작성에 한창이다. 그러다 모 기업 입사지원서의 한가지 질문에서 턱 막혔다. "즐겨 찾는 인터넷 사이트와 그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어려운 질문도 아니지만 2시간 넘게 고민했다. "취업 카페라고 솔직하게 써야 되나···"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뛰어든 대학생들이 입사 전형 과정의 별난 질문들에 당황하고 있다. 지원자들의 순발력과 창의력, 가치관 등을 보기 위해 기업들이 면접과 자소서 문항들을 까다롭게 바꾸고 있는 탓이다. '일단 내고보자'식의 지원을 막기 위해 자소서 문항에 의도적으로 독특한 질문을 넣기도 한다.
최근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한 포털 카페에는 면접을 대비한 '황당 질문' 기출문제들이 올라왔다.
'홍어, 닭발, 돼지껍데기, 곱창 중 외국인한테 추천하는 음식과 이유'(대한항공), '서울에 사는 바퀴벌레는 총 몇마리인가'(롯데백화점), '노래방에서 몇 시간이나 놀 수 있는가'(아모레퍼시픽), '한번 세수할 때 비누가 소모되는 양'(효성) 등이 대표적이다.
또 '시각장애인에게 노란색을 설명해보라'(두산그룹), '한라산이나 백두산을 옮긴다면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들겠는가'(SK그룹) 등을 묻는 경우도 있었다.
면접에 앞선 전형인 자소서에도 독특한 질문들이 적지 않다.
이랜드그룹은 자소서에 '즐겨 찾는 인터넷 사이트와 그 이유를 설명하라'(6번 항목)고 요구했고, GS리테일은 본인의 경험 사례를 곁들여 '정직함'(5번 항목)에 대해 800자 내로 작성하게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외향성, 호기심, 배려심, 정서적 안정성, 성실성 등 5가지 단어를 기준으로 지원자의 성격을 합계 100점인 점수로 표현하고 장단점을 기술(3번 항목)하게 했으며 코오롱환경서비스는 '받고 싶은 질문과 그 답변'(6번 항목)을 물었다.
MBC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3가지 행동과 그 이유'(8번 항목)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창업을 꿈꾼다면 어떤 것을 만들 것인가'(9번 항목)라는 질문을 던졌다.
편의점 전문 기업 미니스톱은 점포 방문 후기(2번 항목)와 '당신은 왜 일하십니까?'(3-3번 항목)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취업 준비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면접 질문들 정말 황당해요", "자소서 항목들 너무 어렵다" 등의 글들을 올렸다.
한 누리꾼은 "면접장에서 한번 웃겨보라는 질문 받은 적도 있다"며 "개그맨 시험도 아니고"라며 하소연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별난 항목, 솔직하게 써야 하나요", "담당자 기분 상하게 해서 오히려 떨어지게 되는 건 아닐는지", "읽어보기만 해도 벌써 멘붕(멘탈붕괴)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사적인 사항들을 따져 물어 속을 긁는 것보다 차라리 황당하긴 해도 신원과 관련 없는 질문들이 더 낫다", "비슷한 형식에 비슷한 경험들, 자소서 흔한 항목들이 더 쓰기 어렵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슈팀 정선기자 onlyg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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