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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무탄소 발전’이라더니···미세먼지 늘려 국민 건강 위협하는 ‘암모니아 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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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광역지자체별 암모니아 혼소 전환시 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량 변화. 기후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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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탄소 발전이라면서 추진 중인 암모니아 혼소 발전이 탄소 감축 효과는 낮은 반면 미세먼지 배출량을 크게 늘려 대기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솔루션은 핀란드의 대기 환경 연구단체인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독성물질의 위협, 암모니아 혼소에 의한 미세먼지 증가와 건강피해’ 보고서를 14일 발간했다.

기후솔루션과 연구센터가 분석한 석탄화력발전소들은 정부의 혼소 계획에 포함된 국내 24기 석탄화력발전소 중 암모니아 혼소 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인천·강원·충남·전남의 14기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의 양을 줄이고, 암모니아를 섞어 함께 태우는 방식의 발전을 말한다. 정부는 2030년을 기준으로 석탄화력발전소 43기 중 24기에 대해 암모니아 20%를 혼소하는 방식의 발전 방식을 계획 중이다. 현재는 실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암모니아 20% 혼소를 실시할 경우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는 기존 대비 20% 수준에 그쳤다. 또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슬립(Slip) 현상으로 인해 연소되지 않은 암모니아가 배출되면서 미세먼지 배출량이 오히려 대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소되지 않은 암모니아는 대기 중에서 미세먼지(PM2.5)를 형성하는 전구물질이다. 전구물질은 어떤 물질이 합성될 때 재료가 되는 물질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혼소를 실시할 때 암모니아가 대기 중에 배출되는 양은 총 암모니아 사용량의 0.1%~25%에 달한다. 연구진이 암모니아가 배출되는 비율을 가장 낮은 0.1%로 가정해도 미세먼지의 총 배출량은 기존 대비 최소 23%에서 최고 85%까지 평균 50% 정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탄소배출 저감이라는 명목으로 도입하는 암모니아 혼소가 기존 석탄화력발전보다 미세먼지 농도를 적어도 1.5배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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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태안화력발전소. 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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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충남지역에서는 혼소를 실시할 경우 미세먼지 배출량이 기존 5512t에서 8430t으로 53%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소 시의 미세먼지 배출량 증가분 2918t은 태안화력발전소 4개를 추가로 지을 때 늘어나는 미세먼지 배출량보다 많은 수치다. 내년 폐쇄 예정인 태안화력 1호기와 2호기 등 2개 발전소의 2022년 미세먼지 배출총량은 1161t이었다.

또 인천 지역은 기존 미세먼지 배출량 4315t이 5898t으로 3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강원 지역은 1409t에서 2509t으로 78%, 전남 지역은 576t에서 902t으로 57%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후솔루션은 또 암모니아는 생산 및 조달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암모니아 생산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그리 높지 않은 혼소의 탄소 저감 효과마저 상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암모니아는 강한 독성을 지닌 물질이기 때문에 정부 계획대로 연간 1100만t에 달하는 암모니아를 발전소에서 취급하게 될 경우 발전소 노동자들과 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도 위협받을 수 있다.

산업부는 이달 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발표할 예정으로, 석탄화력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 발전 계획도 여기에 반영될 전망이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확실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없이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높이는 암모니아 혼소 방식을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서는 안된다”라며 “정부는 혼소 도입 대신 지자체와 함께 석탄화력발전을 조기 종료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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