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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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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중국 미녀 침구사 파이터 UFC 도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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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사는 침과 뜸으로 치료하는 직업인이다.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 취득 자격증만 인정할 뿐, 신규 면허를 내주지 않고 있다. 한의사(韓醫師)가 한약까지 포함한 더 다양한 방법으로 병을 고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한의사와 비슷한 한방의(漢方醫) 제도가 있지만, 침구의생(针灸医生) 또한 운영하고 있다. 13살 때부터 ▲태권도 ▲산타 ▲캐치 레슬링을 수련한 스밍(30)은 21세에 종합격투기(MMA) 프로선수로 데뷔한 후에도 침구의생 자격증을 획득하여 화제가 됐다.

‘산타(散打)’는 체급을 나눠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치르는 중국 무술(武術) 경기다. △팔꿈치·무릎 공격이 금지된 킥복싱을 바탕으로 △레슬링의 넘어뜨리기 △던지기 기술이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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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중국 격투기 단체 무림풍(武林風) 프로필을 촬영하는 스밍. 사진=WLF 영상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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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싱가포르 그래플링 대회에 출전한 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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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레슬링은 서브미션 그래플링과 비슷한 개념이다. 스밍은 귀여운 외모 덕분에 아마추어 시절부터 심삼매(十三妹), 즉 ‘13살에 무예 연마를 시작한 여동생’으로 불린 인기 스타였다.

침구의생이 되려면 학사 이상 관련 학위가 필요하다. 스밍은 유명세에 취하지 않고 한방의로 일하는 할아버지 영향을 받아 MMA 파이터와 중의약대학(中医药大学)에서 침, 뜸, 추나요법을 전공하는 학업을 성공적으로 병행하여 더욱 주목받았다.

중국 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에서는 5월 셋째 주말 Road to UFC 시즌3 준준결승이 열린다. 18일 선보이는 여자 스트로급(-52㎏) 대진에는 서예담(32·한국)과 스밍의 대결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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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to UFC 시즌1 여자 스트로급 원매치 생방송 서예담(왼쪽), 요세피네 린드그렌 크눗손 프로필. 사진=T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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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 3년차 아카데미 선발 프로필을 촬영하는 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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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to UFC는 아시아 인재 스카우트를 위해 2022년 런칭됐다. 체급별 8강 토너먼트를 우승하면 정식 계약 자격이 주어진다. 스밍은 첫 참가, 서예담은 시즌1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서예담을 이기면 성공한다. 2017년 TFC 스트로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한 장웨이리(35·중국)는 제5·8대 UFC 챔피언이 됐다. 종합격투기 랭킹 시스템 ‘파이트 매트릭스’가 모든 체급을 통틀어 여자부 역대 5위로 평가하는 전설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Road to UFC는 단판 승부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줘도 정식 계약 자격을 준다. 요세피네 린드그렌 크눗손(28·스웨덴)은 2022년 서예담을 원매치에서 꺾은 것이 2023년 세계 최대 단체 진출의 원동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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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TFC 여자 스트로급 챔피언 결정전 당시 서예담(왼쪽), 장웨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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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밍이 2018년 8월 한국 종합격투기 데뷔전 당일 케이지를 체크하다 자신을 찍는 카메라를 보고 있다. 사진=로드FC 영상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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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밍은 2018~2019년 로드FC에서 2승1패를 기록한 것이 유일한 국제 경험이다. 20대 중반 서울대회를 제외한 다른 모든 MMA 경기는 다 중국에서 치렀다.

UFC 김대환(45) 해설위원은 2017년 12월~2022년 4월 로드FC 대표를 맡아 행정 경험을 쌓았다. MK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스밍은 아직도 기억이 많이 난다. 정말 똑똑하다”며 한국에 이미 잘 알려진 서예담과 매치업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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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담이 2019년 10월 서아시아 종합격투기 데뷔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UAE Warri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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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담(왼쪽) 2023년 2월 중앙아시아 종합격투기 데뷔전 생중계 프로필. 사진=Naiza 영상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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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담은 2019년 제우스FC 챔피언 등극 등 한국 무대뿐 아니라 같은 해 아랍에미리트(UAE) Warriors 및 2023년 카자흐스탄 Naiza에서 1승씩을 거두는 등 서·중앙아시아 성적 또한 좋다.

‘파이트 매트릭스’에 따르면 UAEW는 랭커 56명으로 12번째, 나이자는 41명으로 19번째로 많은 수준급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세계랭킹 평균은 UAEW 315위, 나이자 301위다.

그러나 종합격투기 전적 매체 ‘태폴러지’가 메이저대회 선수를 제외한 중국 여자 전 체급 랭킹에서 6위로 평가하는 스밍 역시 단순한 인플루언서로 무시할 수 없는 실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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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밍 2018년 12월 한국 종합격투기대회 3번째 출전 계체 전 모습. 사진=로드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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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밍이 2023년 1월 중국 종합격투기 단체 ‘잔줴청(战觉城)’이 개최한 러시아 무술 ‘삼보’ 아마추어 대회에 입장하면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JCK 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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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위원은 “타고난 MMA 파이터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시원시원한 성격만큼이나 경기장에 들어서면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고 스밍을 분석했다.

중의약대학은 한국의 약학대학 한약학과와 비교할 수 있다. 김대환 위원은 “스밍은 로드FC 시절에도 관심을 구걸하지 않았다. 주변을 두루 챙기면서 자연스럽게 종합격투기뿐 아니라 다른 분야 또한 열심히 한다는 것을 알리더라”며 엘리트다운 영리한 처신을 소개했다.

태권도, 산타, 캐치 레슬링 역시 진지하게 수련한 듯하다. 프로종합격투기 19경기를 치르는 동안 KO로 지거나 서브미션에 항복한 것은 1번씩이 전부다. 반대로 맨손조르기와 팔가로누워꺾기 등으로 상대를 굴복시킨 것은 6차례로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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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밍(오른쪽)이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포레스트 그리핀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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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 합동 훈련 후 제5·8대 UFC 스트로급 챔피언 장웨이리(왼쪽), 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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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는 2019년 6월 9만3000제곱피트(약 2614평) 규모로 퍼포먼스 인스티튜트(PI) 상하이를 오픈하고 중국 종합격투기 인재를 육성한다. 스밍 역시 2020년 3월부터 훈련 중이다. 제8대 라이트헤비급(-93㎏) 챔피언 포레스트 그리핀(45·미국) 및 장웨이리와 함께 운동하기도 했다.

김대환 위원은 “UFC가 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로 중국 MMA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매년 50~60명씩 선발하여 숙박, 식사, 시설 사용 등 아카데미 비용을 전액 제공한다. 미국 네바다주 엔터프라이즈 PI 유학까지 다녀오면 더더욱 경험의 수준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스밍 역시 한국이 기억하는 24~25살 로드FC 시절보다 훨씬 발전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마추어까지 포함한 서예담 종합격투기 실전 경험이 12경기(9승3패)로 상대적으로 적은 것 또한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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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는 2021년 8월 중국 중계권자를 통해 배포한 퍼포먼스 인스티튜트 상하이 제작 홈 트레이닝 비디오 모델로 내세우는 등 스밍의 상업적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사진=‘미구’ 영상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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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밍 종합격투기 커리어 요약
2018~2019년 로드FC 2승1패

통산 전적 14승 5패

KO/TKO 1승 1패

서브미션 6승 1패

서예담 종합격투기 커리어 및 성적
2023년 Naiza(카자흐스탄) 1승

2022년 Road to UFC 시즌1 원매치

2019년 UAE Warriors 1승

2019년 제우스FC 챔피언

2017년 TFC 챔피언 결정전

통산 전적 9승(아마추어 2승) 3패

KO/TKO 3승 1패

서브미션 3승 무패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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