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9일 5~18% 싸게 판매
오월 정신 계승·발굴 실천 약속
1980년 5월 20일 광주 금남로에서 치열한 투석전이 벌어지는 동안 골목 식당 앞에선 시민들이 큰 솥을 걸고 시민군에게 줄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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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은 무자비한 국가 폭력에 무참히 깨졌다. 계엄군의 군홧발과 가슴에 튀는 총탄에 소박한 꿈도 무너져 내렸다. 독재와 민주주의의 갈림길에서 당당히 독재에 맞섰던 시민들은 참혹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렇다고 그냥 굴복할 광주 시민들이 아니었다. '피의 항쟁'을 선택한 시민들은 연대의 빛을 발휘하며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누구랄 것도 없이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들의 배를 채워줬다. 총상을 당한 부상자들을 위해선 위험을 무릅쓰고 헌혈에도 동참했다. 그렇게 '주먹밥'과 '헌혈'은 5·18민주화운동의 근저에 흐르는 정서인 '오월 정신', 이른바 '나눔과 연대', '대동(大同)'의 상징이 됐다.
어려운 일을 당할수록 서로 돕고 나누는, 이 공동체 정신은 44년이 흘렀어도 변하지 않았다. 광주 지역 상인들이 5·18 44주년을 맞아 나눔과 연대의 오월 정신을 실천하는 '나눔 세일'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행사엔 궁전제과와 베비에르 등 유명 빵집과 봉선시장 25개 점포, 양동복개상가 35개 점포, 용봉동 패션의 거리 59개 점포 등 모두 138개 상점이 참여키로 했다.
이들 상점은 5·18 기념 주간(15~19일) 제품을 5~18% 특별 할인 판매한다. 특히 궁전제과와 베비에르는 이 기간 모든 제품을 10%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전통시장인 봉선시장과 양동복개상가는 정기 휴무일인 19일엔 영업을 하지 않는다. 앞서 3일 광주시상인연합회, 궁전제과, 베비에르, 양동복개상가, 용봉동 패션의 거리, 봉선시장 상인 대표들은 광주시와 '오월 광주 나눔 세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상인 대표들은 나눔 세일 행사 참여는 물론 5·18 정신 계승 사업 발굴·추진·참여를 위한 상시 협의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광주시도 나눔 행렬에 동참했다. 광주시는 국가기념일이자 지방공휴일인 18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자 광주를 찾아오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무료로 운행키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오월 광주를 찾은 전국의 많은 방문객들이 광주의 나눔과 연대를 가슴 깊이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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