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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더 밀착하는 중국·헝가리···“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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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9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화연합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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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대만·홍콩 정책, 중국과 유럽연합(EU)의 통상이슈에 서로 입장이 같다며 지지를 표했다.

AFP·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오르반 총리는 9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은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돼 협력 수준을 더 높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외교관계 격상과 분야별 협력 방안을 담은 총 21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양국 발전을 촉진하고 민생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했다며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헝가리의 ‘동방 개방’ 정책의 틀 아래 더욱 긴밀한 일대일로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중국은 헝가리의 평화적이고 개방적이며 실용적인 외교 정책이 유럽의 안정과 공동 번영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헝가리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만 ‘하나의 중국’으로 인정하며 중국의 국가적 단결을 훼손하는 모든 형태의 분리주의 행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U와 갈등을 빚고 있는 헝가리의 외교정책과 EU와 미국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중국의 대만 ·홍콩·위구르 정책에 대한 상호 지지를 표한 것이다.

두 정상은 중국이 러시아를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도 공감을 표했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과 관련해 “즉각적인 휴전과 평화 회담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며, 따라서 시 주석이 제시한 중국의 평화 계획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발표했다. 각국 주권과 독립, 영토 완전성 보장, 유엔헌장 취지 준수, 냉전사고 버리기,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등 12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휴전을 촉구하되 러시아군의 점령지 철수를 요구하지는 않아 서방국의 휴전 조건과 차이가 있다.

올 하반기 EU와 중국의 통상갈등을 염두에 둔 언급도 있었다. 시 주석은 “헝가리는 올 하반기 EU 순회 의장국이라며 중국과 EU와의 관계 증진에 있어서 EU 내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중국은 새로운 다극화된 세계 질서에서 기둥 같은 국가”라고 추켜세우며 이른바 중국의 ‘과잉생산’과 대중국 디리스킹(위험 제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다른 EU 회원국들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양국은 에너지와 교통, 인프라 등 18개 분야에서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 미디어 교류와 영화제작 협력 등 문화교류에 관한 내용도 협정에 포함됐다.

중국 입장에서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파키스탄, 벨라루스, 베네수엘라 등 극소수 국가들과만 맺은 최고 수준의 외교관계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헝가리가 중국이 신뢰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됐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헝가리는 중동부 유럽에서 중국 투자를 가장 많이 받은 국가이다. 교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넘어서 중국의 유럽 제조업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 배터리업체인 CATL은 헝가리에 78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고, 전기차 업체 BYD도 헝가리 남부 도시 세게드에 공장을 건립 중이다. 중국 장성자동차도 헝가리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양국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헝가리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현지 생산으로 여겨져 EU의 관세 등을 우회할 수 있다.

오르반 총리는 수도 부다페스트와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를 잇는 철도 건설 사업에 중국의 투자를 받았다. 중국은 헝가리 고속철도 사업에도 참여한다.

시 주석은 헝가리 방문을 끝으로 엿새간의 유럽 3개국 방문을 마치고 10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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