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중국, 4월 수출입 예상 넘는 선전…결국 미국 경제 호조 덕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세안·남미 거쳐 미국 가는 반제품·소비재 수출 증가…
한국산 수입, 작년 반도체 제재 기저효과로 크게 늘어

머니투데이

[옌타이(中 산둥성)=AP/뉴시스]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는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烟台)항의 한 선박에 6일 수출을 위한 자동차들이 선적돼 있다. 중국의 최고위 경제 관리들이 6일 "중국은 5%의 연간 경제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여지가 있으며,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줄줄이 강조하고 나섰다. 2024.03.06.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의 4월 수출(달러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나며 다시 증가세로 접어들었다. 수입도 큰 폭 늘어나며 경기 회복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미국 등 주요국 경기가 회복되며 글로벌 전체 교역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 늘어난 2924억5000만달러(약 400조원)로 집계됐다. 3월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회복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인 1.0% 증가도 상회했다.

같은 날 발표된 4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8.4% 늘어난 2201억5000만달러(약 301조원)로 집계됐다. 역시 3월에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했던 데 비해 큰 폭으로 회복됐고, 시장 예상치인 5.4%도 큰 폭으로 웃돈 수치다.

국가별로 보면 4월 중국의 일본향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9% 늘었다. 아세안이 8.1%, 대만이 4.0%씩 각각 늘었다. 반면 미국으로 수출은 2.8% 줄었고 호주와 한국으로의 수출도 줄었다. 같은 달 미국으로부터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9.0% 늘었고, 한국으로부터 수입은 11.3% 늘었다. 아세안도 5.0%를 기록했다.

4월 미국발 수입이 늘어나고 미국향 수출은 줄었지만 워낙 수출 규모가 큰 만큼 미국에 대한 무역 흑자는 272억2000만달러(약 37조원)로 전년 동월 대비 소폭 늘어났다. 베트남에 대한 무역흑자도 커졌다.

한국과 교역만 보면 4월 중국의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4% 줄어든 127억4570만달러, 중국의 수입이 11.3% 늘어난 144억855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이 17억3980만달러(약 2.4조) 흑자를 냈다.

올 들어 중국으로의 한국산 제품 수출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국이 별도로 발표하는 위안화 기준 수출입을 봐도 1~4월 한국산 제품 수입액은 3954억위안(약 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 규제로 한국산 반도체 수입이 크게 줄었던 기저효과 탓이다. 지난해 1분기 한국의 대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2% 줄었고, 4월까지 추세가 이어졌었다.

전체적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중국의 4월 무역흑자는 전년 동기 864억6000만달러에서 상당폭 감소한 72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전망치 767억달러를 밑돌았다.

1~4월 누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1조995억7040만달러, 수입은 3.2% 늘어난 8439억1050억달러로 무역흑자 2556억5990만달러를 냈다. 무역총액은 1조9434억808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위안화 기준으로는 4월 수출액이 2조800억위안(약 393조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었고, 수입액은 1조5600억위안(약 295조원)으로 12.2% 늘었다. 1∼4월 누적은 4.9% 늘어난 7조8100만위안(약 1478조원), 수입액은 6.8% 늘어난 6조위안(약 113조원)이다.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4월 중국 수출증가율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은 것에 대해 "중국이 해외 수주를 회복하면서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수출이 견고한 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미국으로의 직접 수출은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역 호조가 미국 경기에 기인한다고 봤다. 멕시코 등 남미 주요국가는 물론 아세안 지역으로 수출되는 반제품과 원재료의 최종 수출국이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맥쿼리캐피털 래리 후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수출은 기저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탄력성을 보이고 있는데, 해외경제, 특히 미국 경제 호조가 중국의 무역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중국의 양호한 수출실적은 적어도 6개월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의 탈출구를 수출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수출주도형 경제전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티시스홍콩 개리 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글로벌 기술 사이클 회복의 순풍을 누리고 있다"며 "녹색전환과 관련된 제품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수출이 올해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거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수출은 해외 수요 부진으로 달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는데, 중국의 수출이 줄어든 건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었다. 올 들어 1~2월 수출이 큰 폭으로 회복됐으나 3월 다시 꺾이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

4월 양호한 무역성적표가 나오면서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진다. 해외 기구들도 올해 중국 경제에 대해 불확실한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중국의 수출입 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글로벌 상품 및 서비스 교역 성장률이 지난해 1%에서 올해는 2.3%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목표치는 3.3%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