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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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연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최아무개(25)씨가 법정에서 범행을 미리 계획했음을 인정했다. 사건이 알려진 뒤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 신상까지 온라인에 무차별 공개되면서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씨의 국선 변호인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최씨가 우발이 아니라 (범행을) 계획한 게 맞는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께 서울 강남역 근처 15층 건물 옥상에서 ‘헤어지자’는 말을 전한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도 범행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 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한 거로 드러나는 등 계획범죄 정황이 짙었던 상황이었다. 다만 변호인은 “오랫동안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날 밤 최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피해자가 급소를 찔려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대생인 최씨가 일부러 급소를 노린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 부검을 진행해 ‘흉기에 찔린 출혈’이라는 소견을 냈다.
이날 온라인에선 피해자의 신상 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피해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는 “억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친언니”라고 밝힌 이가 “동생에 관한 억측은 자제해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글쓴이는 “동생의 신상이 퍼지는 것을 막고자 동생 계정을 비공개 또는 삭제하려고 했으나 오류가 걸려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신상 공개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교제살인에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윤아무개(28)씨는 “강남 인근에 자주 왔다 갔다 하는데 ‘강남역 살인 사건’ 같은 사건이 반복되니 세상에 안전한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며 “불안해서 어떻게 연애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교제살인을 비롯해 아는 남성에 의한 강력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여성이 살해된 사건을 따로 관리하는 통계는 없다. 다만 한국여성의전화는 언론 보도 사건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138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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