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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이태원 참사

이태원 유족들 “어버이날 카네이션에 슬픔 한 달…올해는 달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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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온전한 진상규명을 위해 거리에서 맞는 두 번째 어버이날 행사’에서 학생들에게 카네이션을 받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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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아버지 안녕하세요. 어느새 또다시 5월이 찾아왔네요. 지난주 목요일 드디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너무나 기쁘고 먹먹했지만, 참사가 일어나고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그리 편치만은 않았어요.”(김진현 진보대학생넷 한양대지회 회원)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맞은 2번째 어버이날, ‘어머니, 아버지’를 부르며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한 청년의 편지에 유가족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편지 낭독을 마친 청년들이 가슴에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주자 유가족들은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온전한 진상규명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가 써진 손팻말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는 유가족 곁으로, 청년들이 ‘온전한 진상규명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손팻말을 들고 섰다.



어버이날인 8일 오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거리에서 맞는 2번째 어버이날 행사’를 열었다. 청년진보당·진보대학생넷 등 청년 30여명(주최 쪽 추산)도 함께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해에도 카네이션 행사를 진행했는데 참석했던 부모님들이 거의 한 달을 슬퍼하며 힘들게 지내셔서 오늘 못 오신 분들이 많다. 다만 이번 어버이날은 지난해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다시 마음을 다잡고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하는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일 ‘10·29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따라 참사 진상 조사의 첫 발을 떼게 된 것을 짚은 것이다.



윤김진서 기본소득당 청년·대학생위원장은 “내가 갔었던, 혹은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시공간에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참사의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이 주는 공포와, 참사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는 대학과 사회에서 느끼는 고립감은 청년·대학생들에게 무겁게 남아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슬픔을 공유하는 우리가 ‘함께 기억하자’는 말을 계속해서 건네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들을 끊임없이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어버이날인 8일 오전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분향소에서 유족들이 청년들이 달아준 카네이션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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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희생자 이상은씨의 아버지 이성환씨는 “어제 퇴근길에 카네이션 꽃다발을 들고 가는 아이들을 보며 너무 가슴이 아리고 먹먹했다. 출근하는데 들려오는 까마귀 소리가 ‘아빠 아빠’ 부르는 소리로 들려오기도 했다”면서 “여기 계신 청년들을 아들딸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한 발짝씩 나아가보겠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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