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자녀 채용의혹 27명 검찰에 수사 요청
與, 외부 직무 감찰 의무화하는 법 제정 촉구
“노태악 위원장, 국민 앞에 사과하고 물러나야”
정경희 국민의힘 원내부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자유변호사협회와 자유대한호국단 등 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주 감사원이 공개한 선관위 경력직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라며 “이제 국민들은 선관위를 신뢰할 수 없는 기관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해체를 통해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답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지난달 29일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의 자녀 특혜채용 의혹과 관련한 감사를 마무리하며 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 2013년부터 10년 간 총 291차례 채용 과정에서 중앙선관위 400건, 지역 선관위 800건 등 1200여 건의 규정 위반을 했다는 지적이다. 해당 의혹에는 선관위 사무총장과 사무차장 등 고위직뿐 아니라 국장·상임위원·과장 등 중간 간부도 모두 포함돼 있다.
정 부대표는 “구체적인 채용비리 사례를 보면 서류전형부터 연령, 거주지 등을 자기 자식에게 유리하도록 맞춤형으로 설정한 뒤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부하 직원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해 합격시켰다”며 “전 사무총장 아들 김 모씨의 경우, 내부위원만으로 시험위원을 구성해 합격시켰다. 그 과정에서 선관위 직원들은 내부 메신저에서 이 사무총장 아들을 ‘세자’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자녀 특혜채용 의혹은 지난해 5월 처음 불거졌다. 당시에도 여권 내부에서 감사원에 대한 면밀한 감사를 주장했지만, 선관위는 헌법기관은 감사 대상이 아니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등 이를 거부했다. 여권에서는 또 문재인 정부 말기에 알박기 인사 논란이 있던 노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미 노 위원장은 코로나19 당시인 2022년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에서 소쿠리투표 논란으로 국민의힘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정 부대표는 “노 위원장은 비리가 만연한 선관위에 자정기능이 살아있다고 강변하면서 선관위가 감사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책임을 치려면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부대표는 이어 “썩을 대로 썩은 선관위를 정상화시키려면 국회는 선관위에 대한 외부 직무감찰을 의무화하는 법을 우선적으로 제정해야 한다”며 “검찰도 선관위의 채용비리를 비롯해 인사 및 조직, 선거 관리감독 운용 등 선관위 전반을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사진=뉴스1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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