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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음주운전도 신고했어요"..귀엽지만 든든한 '반려견 순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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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내가 지킬'개'"

최근 귀여운 포메라니안 강아지가 동네 순찰대로 활동하는 모습이 온라인상에서 공개돼 화제가 됐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 따르면 '호두'라는 이름의 3살 포메라니안으로, '반려견 순찰대'로 활동하고 있는 강아지다. 반려견 순찰대 호두를 본 누리꾼들은 "네가 누굴 지켜, 귀여운 너나 지켜", "이불 밖은 위험해 집에 있어 호두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본인 하나 지키기도 힘들어 보이는 작고 귀여운 외형의 강아지가 누굴 지키냐는 거다. 하지만 실제 반려견 순찰대의 활동을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든든한 동네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반려견 순찰대란?'

반려견 순찰대는 반려견과 일상적인 산책을 하면서 동네를 순찰하다가 위험 사항을 발견하면 경찰·자치구에 전달하거나 신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반려견 산책 활동과 주민 참여 방범순찰 활동을 접목한 주민참여 협력 치안 활동인 거다.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는 YTN에 "평소 산책을 많이 다니는 반려견주가 우리동네의 취약요소를 발견하면 신고하는 활동이 주가된다"며 "언제 어디서나 반려견 산책과 병행하기에 참여 시간이나 장소가 제한되지 않는 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64팀으로 시작한 반려견 순찰대는 시민들의 참여로 작년에는 서울 전역에서 1,011개팀이 총 4만 8,431건의 순찰 활동을 펼쳤다. 112신고 331건, 120신고 2,263건 등 범죄와 생활위험 요소를 발견했다. 올해는 지난달 20일 활동 선포식을 시작으로 1천 424개 팀이 순찰 활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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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순찰대'가 되려면?

반려견 순찰대가 되려면 '순찰대 선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반려견 순찰대가 되려면 1차 서류심사와 2차 실기 심사를 거쳐 평가 70점 이상을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 실기 심사에서는 '기다려', '이리 와' 등 주인의 말을 잘 수행하고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을 보고 짖지 않고 차분하게 있는 등 여러 심사 항목을 충족해야 선발된다.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 강민준 경위는 "대인 대견 반응과 산책 활동 시 주인의 명령 통제를 잘 따르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에 참여해 합격한 반려견 '돌이'의 반려인 송주희 씨와 인터뷰를 나눠봤다.

Q. 순찰대로 활동 중인 반려견을 소개해 주세요.
A. 반려견 이름은 돌이 입니다. 유기견이었던 친구라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으나 대략 3살 때 만나 지금은 8살쯤 되었습니다. 비 오면 발이 젖는 게 싫어서 산책 안 하고, 추우면 산책 안 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하는 친구입니다.

Q. 어떤 계기로 반려견 순찰대에 지원하게 됐나요?
A. MBC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반려견과 함께 무엇인가 시험을 보고 하는 것이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어요. 보다시피 저희 강아지는 작아서(2.3kg) 순찰대가 되면 얼마나 웃기겠어요.

Q. 순찰대 선발 심사는 어땠나요?
A. 선발 심사표가 사전에 홈페이지에 공지가 되어있는데요. 심사표에 있는 훈련을 해본 적이 없는 아이였어요. 그래서 시험 신청하고 부랴부랴 한 개씩 연습했었는데 마지막까지도 앉아, 기다려 훈련이 잘되지 않았어요. (집안에서는 됩니다 ㅎㅎ) 그렇지만 시험 보는 것 자체로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아 실기시험을 보러 갔습니다. 시험 볼때 겁이 많은 아이라 활발한 강아지들과 달리 얌전한 편이었고 저만 쳐다보고 있었어요. 오히려 이 부분이 점수를 더 받을 수 있었나 싶었어요. 다른 강아지가 제 옆에 오면 강아지와 인사하는 것 대신 제 신발에 영역 표시를 하기도 했고요.

심사위원이 돌이와 함께 있고 멀리서 제가 '이리 와' 명령으로 부르는 시험이 있었는데요. 오지 않았어요. 가까이 있는 곳에서도 불러봤으나 끝끝내 해맑게 웃고 있을 뿐 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당연히 떨어지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생각엔 앉아, 이리와는 기본 사항일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다행히 합격했습니다.)

Q. 순찰대 합격 이후 어떤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지.
A. 돌이는 원래 하루에 두 번 산책을 하며 대소변을 보는 강아지예요. 순찰대 합격 이후 돌이는 개인적으로는 특별히 다른 활동이라고 할 건 없어요. 똑같이 산책을 해요. 다만 가던 길만 가는 것이 아닌 좀 더 넓고 다양한 골목들을 다니게 됐고요. 순찰대가 되고 나서 확실히 달라진 건 주인인 저예요. 주변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는 일을 하고 있어요. 덕분에 순찰을 하지 않아도 길 다니면서 자꾸 주위를 보거나 바닥을 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이번 주말에는 관악구에서 순찰대인 다른 견주분들과 합동순찰을 하기도 했어요.

Q.반려견 순찰대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단순히 돌이와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신청했었는데요. 발대식을 하면서 살짝 사명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이미 하고 있는 분들 이야기 들으면 더욱 사명감을 갖고 하시는 것 같고요. 우리 동네와 사람들에게 조금 더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는 일이에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행복하기도 하고요.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이 누군가에게도 좋은 인식으로 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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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기만 한 줄 알았죠? 진짜로 우리 동네 지켰어요"

반려견 순찰대의 활동은 그저 산책처럼 보여도, 실제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범죄를 예방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월에는 성동구에서 반려인이 반려견 순찰대 2마리와 순찰하다 스쿨존 내 시설물을 파손하고 비틀거리며 주행하는 차량을 발견해 신고했다. 차량 운전자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검거됐다. 당시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자 검거에 도움을 준 서울 반려견 순찰대원들은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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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23년 2월 5일에는 반려견 순찰대가 버스정류장 바닥에 잠든 주취자를 발견하고 112에 신고 후 귀가를 시키기도 했다. 주취자를 발견한 반려견 순찰대 '두리'의 반려인은 "10여 분 동안 경찰차를 기다리며 불편한 자세에서 편하게 앉으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잠이 들어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계속 말을 걸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외에도 치매 노인 등 요구호자를 발견하고 신고한 사례, 안전 및 범죄예방 시설물 파손 발견 사례 등이 있다고 서울자치경찰위원회는 설명했다. 올해도 작지만, 든든한 반려견 순찰대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YTN 이은비 (eun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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