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신선대·감만부두에서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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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109.5로 전분기 대비 0.5%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지수가 전분기보다 줄어든 것은 2022년 4분기(-4.9%) 이후 5분기 만이다. 제조업 불황이 이어졌던 지난해에도 제조업 생산은 1분기 0.3%, 2분기 3.0%, 3분기 1.3%, 4분기 2.2%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제조업은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취업자(2806만명)의 약 15.9%(447만5000명)를 책일질 정도로 고용과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다. 3월만 봐도 제조업 생산은 금속가공, 전자부품 등에서 줄며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제조업 중 반도체 생산 역시 1분기 0.3%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생산 증가 흐름이 3분기 만에 꺾인 것이다.
내수 역시 불안한 모습이다. 서비스 부문의 소비 지표인 서비스업 생산이 3월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또 3월 소매판매가 전체적으로 1.6% 증가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는 2.7% 줄었다. 소매판매액은 1분기 전체적으로 0.2% 감소했다. 투자 부문의 주요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와 ‘기계류 내수출하’도 각각 2월과 비교해 18.7%, 8.1% 줄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설비투자 역시 1분기 1.2% 감소했다.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에서도 좋지 않은 흐름이 일부 감지되고 있다. 3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건설수주액 등의 부진으로 0.2포인트 하락했고,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확산 지수는 3월 38.2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38.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GDP 기준 통계가 더 전수조사에 가깝게 이뤄진다면서 전체적인 경기 흐름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통계청 조사보다는 한은 GDP를 중심으로 보는 게 맞다”며 “제조업의 경우 3월에 일부 조정이 있었지만 향후에도 수출 중심의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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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상황이 ‘울퉁불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건은 수출 회복세 온기를 서민층에까지 전달할 수 있을지 여부라는 지적이다. 실제 경기 회복 흐름에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일(현지시간) 기자단과 만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춰지고, 올해 1분기 GDP 성장세,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등을 들어 금리 인하 시점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금리가 당초 전망보다 길게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물가 역시 4월 상승폭이 전년 동월 대비 2.9%를 나타내며 하락 추세를 보였지만, 농산물의 경우 한동안 ‘고공행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방울토마토(상품) 소매가는 지난 3일 기준 1㎏에 1만748원으로 1년 전보다 42.2% 올랐다. 이달 많이 공급되는 참외(상품) 역시 10개에 2만7896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5.6% 비싼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계와 대응이 필요한 물가 차별화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서리,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로 농산물 생산이 둔화하고 재배면적까지 감소했으며 올해도 이상고온 등 평년과 다른 기후환경이 지속 중인 상황”이라면서 “햇농산물이 출하되는 하반기 전까지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인 높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경기 반등에 따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소비둔화와 중동정세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등은 대내외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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