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정부가 목표로 했던 2%대 물가 상승률로의 진입이다. 하지만 물가당국의 입장은 신중하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위기로 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과일 등 농산물 가격도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4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9% 오른 113.99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 진입한 건 지난 1월(2.8%)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2월과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였다.
2%대 물가 상승률은 정부가 목표로 제시했던 수치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물가 상승률은 2.6%다. 하지만 올해 초 과일 등 농산물을 중심으로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자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2%대 물가 상승률에 진입한 것만으론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안도할 수 없다. 고물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농산물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0.3% 올랐다. 농산물만으로 물가를 0.77%p 끌어올렸다.
고물가를 이끌었던 과일은 희비가 엇갈렸다. 사과(80.8%)와 배(102.9%)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배 물가 상승률은 197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반면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은 망고(-24.6%), 바나나(-9.2%) 등 수입 과일 물가는 떨어졌다.
향후 물가의 최대 변수는 유가다. 지난 3월 배럴당 84달러대였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89달러대까지 올랐다. 국제유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된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1.3% 올랐다.
지난달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0.05%p 수준이었다. 아직 큰 영향을 주진 않았지만, 앞으로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에 따라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류 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물가당국의 인식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행은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추이, 농산물 가격 강세 지속기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2%대 물가 안착이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는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