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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박성훈 "이름잃고 전재준으로 불려…이제 악역 아닌 '로코'하고파" [N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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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배우 박성훈 / 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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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전재준으로 개명하라는 말도 들었죠, 저를 기억해 주시는 것이니 고마운 이름이에요."

배우 박성훈은 지난 4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뉴스1과 만나 드라마 '눈물의 여왕'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 용두리 이장 아들,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로, 박성훈은 사사건건 두 사람의 사랑에 위협이 되는 윤은성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홍해인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과 무자비한 '퀸즈 탈취' 악행을 펼친 그는 윤은성의 악독한 면면을 서늘한 표정과 말투로 표현했다. 끝까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분노 유발'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고 '눈물의 여왕'이 마침내 2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의 기록적인 시청률을 쓰는 데 한몫했다.

박성훈은 윤은성을 연기하며 수없이 많은 '욕'을 먹었음에도, 드라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더 글로리' 전재준에 이어 악인을 연기한 그는 앞으로 선역,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활약하고 싶다고도 했다.

-'더 글로리' 전재준과 윤은성의 차이점은.

▶외적인 모습도 많이 차이를 두려고 했다. 전재준은 뒷머리가 긴데 래퍼와 케이팝스타들을 찾아보면서 만들었다. 은성이는 젠틀한 스타일이다. 말할 때도 은성이는 꾹꾹 눌러서 일정한 톤을 유지하려고 한다. 재준이는 화를 내더라도 위협적이지 않은 느낌을 주려고 했다. 발성도 다르게 하려고 했다. 재준은 말의 뒤에, 은성은 말의 앞에 힘을 줘서 소리를 질렀다.

-여전히 전재준으로 불리고는 한다. 이름을 잃은 소감은.

▶개명하라는 말도 많이 듣는다. 현장에서도 '재준씨 여기 서주세요' 전작에서도 '최수영씨 전재준씨' 이렇게 불린 적도 있다. (웃음) 비일비재하다. 처음에는 고래 캐릭터로 기억해 준 분들이 많았다. 그때도 기분이 좋았고 지금도 좋다. 내 이름 박성훈이 흔해서 각인되기가 어렵다. 얼굴만 아는 분들도 많고 그걸 전재준 세 글자로 만든 거니까 내게는 유용한 이름이다.

-악역으로 각인된 것이 부담되지 않나.

▶당분간은 악역은 주머니에 넣어놓고 선한 역할을 맡아서 보여드리고 싶다. 기왕이면 코미디를 섞인 역할을 하는 것, 로맨틱 코미디를 하는 게 목표다.

-악역과 선역 중에 어떤 것이 편하고 재미있나.

▶비교하자면 선역이 편하다. 악역은 소리를 지르는 신도 많으니까. 재미는 캐릭터에 따라서 다를 것 같은데 악역 쪽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나는 평소에 화를 안 낸다. 많은 분도 사회생활 하면서 자기감정을 표출하기 어려운데 (악역을 하면) 표출을 할 수 있으니까 연기하면서 대리만족할 때도 있다. 언제 소리를 질러보고 그러겠나. (웃음) '더 글로리' 때는 소리를 지르고 난 후에 스태프들이 사우나 하고 온 것처럼 개운해 보인다고 하더라. (웃음) 은성이는 누르고 참는 연기여서 그런 희열은 없었다.

-'눈물의 여왕'이 tvN 역대 시청률 1위를 했는데.

▶(사랑의 불시착까지) 0.1%를 남겨두고 넘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었다. 1위를 한 것처럼 기분 좋게 자축하는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눴다. 워낙 캐스팅이 잘 됐고 재미있는 작품이니까 성과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1위까지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감사하다.

-시청자들이 사랑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지은 작가님이 시청자분들이 좋아하는 걸 보여주신 게 아닐까 싶다. 제가 보면서도 해인 현우 커플 보면 처음에 흐뭇하기도 했다가 애절한 신에서 울기도 했다가 그랬다. 보고 싶은 신을 보여주시는구나 싶더라. 귀여운 신이 많았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신, 아쿠아리움 신도 있고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리고 (김수현 김지원) 비주얼 합이 너무 좋아서 한 장면에 담겨있는 것만으로 보기 좋지 않았나 싶다.

-탐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

▶범자(김정난 분)다. 이 극에서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다. 동성 중에서는 수철 역할이다. 곽동연씨가 너무 맛깔나게 잘해주셨다. 코미디도 있고 다혜와 가정을 지키려는 모습이 잘 담긴 것 같다.

-다작 행보를 잇고 있는데 힘들지 않나.

▶'눈물의 여왕'과 '오징어 게임 2'를 같이 찍었다. 낮에 죽는 신 찍고 대전에 가서 샤워만 하고 또 '오겜' 촬영했다. 24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과 세계에서 기대받는 작품을 동시에 찍고 있다는 게 배우로서는 직업 만족도가 최상이었고 포만감이 넘쳤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기는 했다.

-어떻게 소화했나.

▶그냥 하루 종일 눈 떠 있을 때 연기 생각만 한다. 이거 어떻게 표현할까 어떻게 리액션을 할까 고민한다. 로션을 바를 때도 양치를 할 때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저를 몰아세우는 방법밖에 없다. 겹치기 촬영을 수없이 해왔는데 이제는 한 작품씩 한 작품씩 찍어야겠다 싶다.

-김은숙 박지은 등 스타작가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너무 좋은 여러 작가님이 계시지만 손에 꼽히는 작가님들의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그분들 작품을 찍은 게 맞나 믿기지 않는다. 왜 찾아주셨나 모르겠지만 제가 알기로 (더글로리는) 고래를 기억하시고 저렇게 선한 역할을 하는 사람을 나쁘게 만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눈물의 여왕은) 정확하게 이야기를 듣진 못했지만 '더 글로리' 직후에 연락하신 걸 보니 재준을 보신 게 아닐까 싶다.

-러브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제가 말을 잘 듣는다. 하라는 대로 잘하고. (웃음) 연극을 하면서 박해수 진선규 등 이런 대학로 선배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작품에 임하는 자세, 겸손한 마음, 성실함 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 그분들만큼 실천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눈물의 여왕' '오징어게임' 등 작품을 하면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만나면 그게 정말 진리인 것 같다. 이 선배들이 왜 이렇게 롱런하고 계실까 보면 작품에 대한 진실한 태도와 성실성이 전부인 것 같다. 나도 초심을 잊지 않고 한 작품 한 작품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임하고 싶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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