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이민자들이 영국 해협을 건너기 위해 프랑스 북부 됭케르크 인근 그라블린 해변가에 떠 있는 소형보트에 탑승해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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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의회가 최근 불법 이주민을 아프리카 르완다로 강제 이송하는 근거가 되는 ‘르완다 안전법’을 제정하자 이웃 국가인 아일랜드로 난민이 몰리고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난민의 입국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헬렌 매켄티 아일랜드 법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에 “망명 신청자를 영국으로 효과적으로 다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하는 긴급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켄티 장관은 “법무장관으로서 효과적인 이민 구조와 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번 주 내각에서 긴급 입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인파를 영국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켄티 장관의 이 같은 조치는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가 영국에서 넘어온 망명 신청자를 돌려보낼 법안을 다음 주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영국 내 난민들은 지난 22일 영국 의회가 불법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를 영국에서 6400㎞ 떨어진 르완다로 보낼 수 있는 르완다 안전법을 통과시키자 아일랜드로 떠나고 있다. 아일랜드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4월27일까지 아일랜드에 도착한 소형 선박 입항객은 716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45명)보다 1422명 늘어났다. 지난 26~27일에는 이민자 500여명이 소형 선박 10척을 타고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육로로도 대거 입국하고 있다. 아일랜드 법무부는 최근 아일랜드에 도착한 난민 중 80%가 북아일랜드에서 육로로 국경을 넘어왔다고 밝혔다. 1972년부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별도의 국경 검문 없이 자유통행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영국. 구글맵스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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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르완다 안전법 입법은 외교적 갈등으로도 번졌다. 미할 마틴 아일랜드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영국 정부의 르완다 정책으로 사람들은 영국에 머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르완다로 보내지지 않기 위해 국경을 넘어 아일랜드로 향하고 있다”며 “이 정책에 반대한다”고 날을 세웠다.
아일랜드가 ‘르완다 안전법’에 대한 거부감을 비쳤음에도 영국 정부는 개의치 않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틴 부총리의 의견을 들어보면 (난민) 억지력이 행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사람들(불법 이주민)은 영국에 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는 르완다 안전법을 만든 영국 의회를 비난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리버티, 고문으로부터의 자유 등은 법안이 통과된 직후 “이 부끄러운 법안은 헌법과 국제법을 짓밟고, 고문 생존자를 비롯한 난민들을 ‘르완다에서의 불안전한 미래’라는 위험에 빠뜨린다”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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