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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해 봤냐, 찾아간다” 전직 중등교사, BJ 스토킹…판결 뒤집고 ‘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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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서 ‘징역 1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세계일보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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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방송 진행자(BJ)에게 지속해서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 범행을 저지른 전직 30대 중등교사가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8일 뉴스 1 보도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1형사부 측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중등교사 A(32)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초 1심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에서 이를 파기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만을 유지한 채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해 5월, 한 인터넷 방송 BJ가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남자친구 있냐”, “키스 해봤냐” 등과 같은 부적절한 내용의 채팅 글을 썼다가 해당 BJ로부터 차단을 당했으나, 이후에도 B씨의 이메일로 “내 러브레터 삭제했으면 찾아간다. 밤길 조심해라”라는 등의 협박성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 행위를 했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지난 1월 법원으로부터 ‘B씨에 대한 스토킹 범죄 중단, B씨에 대한 접근금지와 이메일 주소로 글 등을 보내지 말라’는 잠정조치 결정을 받았음에도 범행을 그칠 줄 몰랐다. 이런 A씨의 스토킹 행위는 6개월간 총 23회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A씨 측은 법정에서 고의가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과거 중학교 교사로서 반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등 성적 학대를 했다는 범죄사실로 처벌받은 이후에도 B씨를 상대로 스토킹 범죄를 저질렀다”면서도 “공판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했고 재판에 임하는 태도 역시 좋지 않았다. 이런 사정들을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피고인에 대해 그 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것)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판결에 불복한 A씨는 즉각 항소를 제기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다시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접근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 2021년 기준 1,023건에서 2022년 10,545건으로 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스토킹 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의 개정이 이뤄져 형량이 대폭 상향됐다.

나아가 ‘온라인 스토킹’ 방지법도 신설됐지만, 역설적이게도 지난 23일 진흥원이 발표한 ‘여성긴급전화 1366’ 실적에 따르면 스토킹 피해자 상담 건수는 지난 2021년 2,710건보다 최근 3년간 2.3배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 판결과 같이 스토킹 범죄로 기소돼 1심 판결을 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집행유예에 그치거나 벌금형 등과 같은 다소 가벼운 처벌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한 법조인은 “스토킹 범죄자는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접근하면서 살인 등 중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크다”면서 “1차 범죄를 엄벌하지 않으면 추가 범죄, 모방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혜지 온라인 뉴스 기자 hyehye0925@seq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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