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밝히는 모랄레스 감독.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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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페르난도 모랄레스(42) 신임 감독이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모랄레스 감독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실력을 봤을 때 여자 대표팀은 더 높은 곳에 있어야 한다"면서 "세계 랭킹을 끌어 올리고, 국제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모랄레스 감독은 푸에르토리코 여자 대표팀의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직후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됐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대교체로 인해 전력이 약화된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을 현재 세계랭킹 16위로 끌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지난해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에서는 4승 3패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번에는 한국 여자 대표팀의 부흥을 이끌어야 한다.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뤘으나 김연경과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주축으로 활약한 베테랑들의 은퇴 후 세대교체 과정에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VNL에서는 지난 2022~2023년 2년 연속 전패의 수모를 당했고, 2023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역대 최저 성적인 6위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노메달에 그치는 등 줄곧 낙제점만 받았다.
중책을 맡게 된 모랄레스 감독은 "감독직을 맡게 돼 영광이다. 기회를 주신 협회에 감사하다"면서 "이 자리가 한국 배구, 세계 배구에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배구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자회견하는 모랄레스 감독.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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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일까. 그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때문이다. 영광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지원했다"면서 "선수들의 열정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여자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한 가지를 꼽아서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전술적으로 보완돼야 할 부분은 확실히 많다"면서 "배구 외적으로는 구단과 좋은 관계를 형성해서 꾸준히 선수를 차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자 대표팀은 2024 VNL을 앞두고 지난 15일 진천선수촌에 소집됐다. 5월 14일부터 19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6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하는 VNL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런데 갑작스런 부상 악재가 덮쳤다. 김다은(흥국생명), 김연견(현대건설), 문정원(한국도로공사), 이소영(IBK기업은행)이 부상으로 훈련 참여가 불가해 각각 문지윤(GS칼텍스), 김채원(IBK기업은행), 한다혜(페퍼저축은행), 박수연(흥국생명)으로 교체됐다.
모랄레스 감독은 "선수촌에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확인했고, 뛸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판단했다"면서 "이번 소집이 아니더라도 다음에 꼭 대표팀에 올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훈련 중이 선수들로 대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VNL에서 지난 2년 연속 전패 수모를 당한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모랄레스 감독은 "국제 대회에서 성공적인 경기를 하려면 모든 공격 자원이 가동돼야 한다"면서 "한 선수가 40점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어렵다. 고른 득점 분포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피지컬과 체력이 좋은 팀이 아니기 때문에 낮고 빠른 공격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첫 소집 후 눈에 띄었던 선수에 대해서는 "한 명만 꼽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고참인 박정아(페퍼저축은행)와 표승주(정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리빌딩을 하는 과정에서는 코트 외적인 부분에서 이들이 도와줄 부분이 많다"면서 "김다인, 정지윤, 이다현 등 현대건설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선수들도 좋은 기운을 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기자회견하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페르난도 모랄레스 신임 감독.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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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과정에서 모랄레스 감독이 강조한 것은 무엇일까. 그는 "코치와 선수 사이에서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부상 선수들이 이번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표팀에 오고 싶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활한 선수 차출을 위해 구단과의 관계도 잘 형성해야 한다. 모랄레스 감독은 "부상에 대해 구단과 소통하고 있고, 각 구단 감독님들이 진천 선수촌을 방문해 훈련을 보실 예정이다"라면서 "감독님들과 친해져야 한다. 구단에서 적극 도와주신다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선우와 정호영(이상 정관장)은 소속팀의 인도네시아 초청 행사 참여로 지난 22일 뒤늦게 합류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구단의 입장도 이해하고 있다. 이처럼 의사소통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자 대표팀은 '배구여제' 김연경 은퇴 후 어느덧 세대교체 3년 차에 접어들었다. 모랄레스 감독은 "김연경을 비롯한 황금세대가 떠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세대교체에는 적응 과정과 과도기가 따르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과도기를 겪었는데, 3년 차인 올해는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실시할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연경이 없지만 한 팀으로 뭉친다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위해 유소년 선수 육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모랄레스 감독은 "인재 육성에 관심이 많다. 과거 한국 배구의 위상을 회복하려면 어린 선수들과 함께 해야 한다"면서 "연령별 대표팀과도 일해보고 싶고, 친선 경기도 계획하고 있다. 영역을 확장하면 한국 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모랄레스 감독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배구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푸에르토리코에서도 세대교체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도전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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