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익 다변화·신사업 의지에
고수익 노린 개인들 대안투자 유도
한투, 엔선물·5대상사 ETN 등 출시
국내 금융투자 업계 최초로 미국채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등장하면서 증권사 간 ETN 상품 다양화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자본시장에선 ETN과 성격이 유사하다고 인식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더 큰 자산 규모를 형성하고 있지만 증권사의 수익 구조 다변화 의지와 신사업 확장 목표가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 기류가 변화하고 있다.
23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N은 372종, ETF는 855종으로 집계됐다. ETF 체크의 4월 3주차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19일) 기준 상장된 ETN은 368종, 지표가치 총액은 15조7000억원이다. 같은 시점에 상장된 ETF가 849종, 순자산 총액이 136조6000억원으로 기록된 것에 비해 규모는 절대적으로 작다.
거래대금이나 거래량을 단순 비교할 때 규모가 큰 ETF가 ETN을 압도하지만 최근 성장률은 ETN 쪽이 높다. 4월 3주차 기준 ETF 거래대금은 총 20조7000억원, 거래량은 총 24억4000주였다. 같은 기간 ETN 거래대금은 총 8924억원, 거래량은 총 3억5000만주를 기록했다. 전주(4월 2주차) 대비 거래대금 증가율은 ETF가 68%, ETN이 98%였고, 거래량도 ETF가 72% 증가할 동안 ETN은 119% 늘어났다.
월간 추세도 결이 비슷하다. 한국거래소 월간 ETF·ETN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약 139조5000억원)은 전월 말 대비 5% 증가했고 ETN 지표가치 총액(약 15조2000억원)은 7% 증가했다. ETF보다 8분의 1 미만인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상장 종목 수가 ETF 대비 3분의 1 이상인 ETN 시장에서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도 다양하다.
투자자가 평균 수익률이나 투자 안정성에 주목한다면 ETF를 더 선호할 수 있겠지만 최근 장세는 그렇지 않다. 코스피 지수는 4월 첫날 종가 기준 2747.86으로 올해 첫 거래일보다 3%가량 올랐지만 최근 지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AI·반도체 랠리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모멘텀이 끌어올린 주가와 지수가 크게 조정을 받으며 지지부진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ETN을 통해 단기 자금을 운용하거나 상대적으로 좀 더 위험을 감수하면서 고수익 창출을 원하는 '적극 투자형' 투자자를 겨냥하고 있다. ETN은 지금처럼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업종이나 지수 등 장세 전반에 대한 기대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 투자처로 적극 투자형 투자자들의 선택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간 ETN 시장 점유율(상장종목 지표가치 총액 비중) 확대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3월 기준 선두는 삼성증권(17.7%), 신한증권(16.7%)이며 메리츠증권(13.9%)·한국투자증권(13.1%)·NH투자증권(12.0%)이 5위권 내에서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업계는 증권사 간 점유율 경쟁으로 신규 ETN 출시가 이어지고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은 지난 3월 20일 단기자금 운용 투자자를 겨냥해 금융투자협회 고시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 투자성과를 추종하는 금리형 ETN을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엔화 선물에 투자하는 ETN과 유형별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ETN을 선보였고 올해 초 일본 증시 5대 종합상사 가격 변동을 추종하는 ETN을 새로 선보였다.
아주경제=임민철 기자 imc@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