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르완다 난민 송환법 논란끝 英의회 통과…인권단체 반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상원-하원 이견으로 '핑퐁'…하원서 고집한 정부안에 합의

연합뉴스

영국해협을 건너는 이주민 보트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간판 정책으로 추진한 '난민 신청자 르완다 이송' 법안이 상원과 하원의 공방 끝에 의회 문턱을 넘었다.

22일(현지시간) DPA와 AP·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상원은 이날 밤 하원에서 올려보낸 해당 법안을 더는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

상원과 하원의 최종 합의로 난민 르완다 이송 법안은 정부안대로 의회를 통과하게 됐다.

보수당 정부가 내놓은 이 법안은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너오는 망명 신청자를 르완다로 보내자는 내용이 골자다.

원안이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아 수정안이 의회에 상정됐다.

수낵 총리는 이주민 문제 해결책의 하나로 이 정책을 밀어붙였고 보수당이 다수인 하원은 지난 1월 정부안을 그대로 가결했다.

하지만 상원은 지난달 4일 해당 법안을 수정해 하원으로 돌려보냈다.

상원 수정안은 르완다를 안전한 국가로 규정하기 위한 요건을 강화하는 등 난민 신청자의 이송을 더 까다롭게 했다.

이에 하원이 상원에서 돌아온 수정안을 부결하고 지난달 18일 정부안으로 복구했다. 이후 양원 간 법안 '핑퐁'이 이어졌다.

상원은 5차례에 걸쳐 하원에 법안 수정을 요구했으나 하원은 번번이 이를 거부했다.

결국 이날 상원이 선출 의원들로 구성된 하원의 우선권을 인정해 수정안을 폐기하기로 하면서 거의 두 달간 계속된 교착상태가 깨졌다.

상·하원이 합의한 법안은 국왕의 동의를 거쳐 법률로 공포된다.

영국 정부는 당초 올해 봄 르완다로 가는 첫 난민 이송 항공기를 띄우겠다고 했지만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시기가 늦춰지게 됐다.

수낵 총리는 앞서 이날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항공편은 10∼12주 뒤에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시점과 르완다로 보낼 인원수 등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르완다 정책의 이행이 최소 7월로 늦춰졌다며 이는 수낵 총리가 올여름 조기총선론을 배제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인권 단체들은 의회의 이날 결정이 인권 침해이자 대법원의 위법 판결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 리버티, 고문으로부터의 자유 등은 난민 르완다 이송 법안이 "법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이 부끄러운 법안은 헌법과 국제법을 짓밟고 동시에 고문 생존자를 비롯한 난민들을 르완다에서의 불안전한 미래라는 위험에 빠뜨린다"면서 영국 정부에 망명 시스템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inishmor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