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종용·인사 불이익 혐의
한국노총 조합원 모집 지원·'사측 인터뷰' 발표 지시도
허영인 SPC그룹 회장.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허영인 SPC 회장(74)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과 황재복 SPC 대표이사(62)를 구속기소 했다고 21일 밝혔다. 전·현직 임원과 노조 관계자 등 총 16명, 피비파트너즈 법인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허 회장과 황 대표 등은 2021년 2월~2022년 7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총 570여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형태로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2019년 7월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시키기 위해 피비파트너즈 노무 총괄 전무 정 모 씨와 공모, 한국노총 산하 피비파트너즈노조의 조합원 모집 활동을 지원한 혐의도 있다.
당시 약 6주 만에 피비파트너즈노조 조합원 수는 약 1760명에서 2660명으로 900여명이 늘어 과반수 노조 지위를 획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4월~2022년 8월 피비파트너즈노조 위원장 전 모 씨에게 사측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뷰를 하고 성명서 등을 발표하게 한 혐의도 있다.
정 씨는 노조 탈퇴 작업에 활용하게 할 목적으로 제빵기사들의 근무지, 담당 중간관리자, 소속 노조 등 개인정보가 기재된 명단을 전 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018년 제빵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맺어진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자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인 노조 탈퇴 움직임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22일 먼저 구속기소 한 황 대표의 공소장에 SPC 주요 관계자들이 '클린사업장'(민주노총 없는 사업장)을 만들자는 목표를 각 지역 사업부장에게 설정해 주고, 탈퇴 실적을 보고하게 하는 등 탈퇴 종용이 이뤄졌다고 명시했다.
허 회장은 지난달 18·19·21일 검찰 소환조사 통보에 불응했고, 같은 달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1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달 1일에는 같은 이유로 검찰에 불출석했다.
검찰은 이달 2일 병원에 입원 중인 허 회장을 체포하고 지난 5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지난 11일에는 한 차례 구속기간을 연장했다.
SPC 측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입장문을 내고 "조사 회피 의도가 없었으며, 충분한 진술 기회와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검찰은 허 회장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거래한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SPC 전무 A 씨와 검찰수사관 김 모 씨도 구속기소 했다. 두 사람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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