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옥정호출렁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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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소리 없이 비 오더니 강가의 서러운 풀빛 초록색으로 더욱 짙어졌다. 포근한 바람마저 살랑살랑 부니 싱숭생숭하는 마음 도저히 억누르지 못해 길을 나선다. 바쁘게 봄을 실어 나르는 푸른 강변 둑길 따라 화사하게 핀 봄꽃들. 나른한 봄볕 즐기며 타박타박 물길을 걷는다.
세계일보 여행면. 편집=김창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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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 선암골생태유람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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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 선암골생태유람길
봄이 오니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도 한껏 기지개를 켜며 자꾸 문밖으로 나서자고 재촉한다. 옷차림 한결 가벼워지니 발걸음도 사뿐해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4월에 걷기 좋은 물길을 따라 봄 맞으러 나선다.
충북 단양 단성면 하방리 선암골생태유람길은 단양 느림보유람길의 1구간으로, 선암계곡을 따라 걷는 14.8㎞의 산책코스다. 선암골생태유람길, 방곡고개넘어길, 사인암숲소리길, 대강농촌풍경길 등 총 42.4㎞에 달하며 1구간 선암골생태유람길이 난이도가 쉬워 가볍게 걷기 좋다.
단양 선암골생태유람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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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의 지류인 단양천을 따라 신선들이 노닐다 간 단양팔경이 펼쳐지는데 그중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 기암괴석 암반에 앉아 봄을 만끽하기 좋아서다. 무엇보다 선암계곡은 상업적인 시설이 거의 없어 깨끗한 대자연 속 트레킹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단성생활체육공원에서 한 시간 반 정도(5.9㎞) 걸으면 조약돌 탑이 즐비한 너럭바위 하선암을 만난다.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 재임시절 ‘속세를 떠난 듯한 신선이 노닐던 곳’이라고 극찬한 곳이다. 이어 가산리 마을 소나무숲과 기암절벽을 즐기며 걷다 보면 세찬 물소리와 함께 탁 트인 계곡이 펼쳐지는 중선암이 등장한다. 쌍룡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깃든 ‘쌍룡폭’의 시원한 물줄기가 마음의 때를 씻는다. 출렁다리를 건너 도락산장 매점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면 중선암에 앉을 수 있다.
단양 선암골생태유람길 옥련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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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명산 도락산, 월악산국립공원 단양분소 주차장과 상선암숲 쉼터를 지나면 상선암이다. 옛 선인들이 학처럼 맑고 깨끗한 사람이 유람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극찬한 곳으로, 상선암출렁다리를 건너 상선암교를 지나 약 1.3㎞를 걸으면 수직절벽의 위용을 자랑하는 특선암을 만난다. 단양 랜드마크 만천하스카이워크, 국내외 민물고기 234종, 2만3000여 마리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고기생태관 다누리아쿠아리움, 4억5000만년 전에 만들어진 총길이 1395m 고수동굴 등도 주변에 있어 함께 묶어 여행하기 좋다.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 홍어 조형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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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
담양의 가마골 용소에서 발원해 광주와 나주 등을 거쳐 목포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영산강 이름은 나주 영산포에서 비롯됐다. 봄이 오면 영산교 상류 공원 북단은 노란 유채꽃으로 물들어 봄내음을 물씬 전한다. 특히 영산대교 동쪽의 작은 동섬은 낭만적인 장소로 인기가 높다.
영산강 황포돛배 체험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의 매력. 1977년 자취를 감춘 황포돛배는 2008년부터 다시 운항을 시작해 여행자들을 실어 나른다. 영산교 남쪽 영산포선착장에서 출발해 한국천연염색박물관선착장까지 왕복 10㎞ 구간을 50분 동안 즐길 수 있다. 백제 아랑사와 아비사의 전설을 간직한 앙암바위, 영모정과 기오정 등 나주 역사를 편안하게 살펴볼 수 있다.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 영산강과 영산대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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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둔치 둑으로 이어지는 영산강자전거길도 인기 여행지로 담양댐 물문화관부터 목포 영산강하구언까지 총 133㎞에 달한다. 영산교 북쪽 교각 아래에 자전거 무료대여센터가 있어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무료 자전거를 타고 봄날의 따뜻한 햇살을 만끽할 수 있다. 영산강둔치체육공원에선 영산포철도공원이 지척이다. 영산교에서 약 500m 거리인 영산포철도공원은 1913년 호남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다가 2004년 철거된 옛 영산포역을 복원한 곳. 영산포역사문화체험관을 둘러보고 레일바이크도 즐길 수 있다.
영천 임고강변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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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 임고강변공원
별이 가장 잘 보이는 보현산천문대를 보유한 청정도시 영천에는 봄이면 벚꽃과 복사꽃이 만발하는 맑고 푸른 금호강이 흐른다. 보현산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자호천은 영천댐과 영천 시내를 거쳐 금호강으로 흘러든다. 자호천 구간 중에도 가장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드넓은 강변부지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 임고강변공원. 영천댐을 빠져나온 물길이 우뚝 선 암벽을 만나 급하게 꺾이는 곳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약 5만㎡에 달하는 공원은 광장, 분수, 물놀이장, 농구장, 족구장, 정자, 산책로로 꾸며져 휴일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천 임고강변공원 피크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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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임고강변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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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에 바짝 붙여 만들어 놓은 산책로가 인기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를 즐기며 상쾌한 봄기운을 느끼다 보면 일상의 스트레스는 순식간에 날아간다. ‘물멍’을 즐기는 캠핑 성지로도 인기가 높아 주말이면 공원이 텐트족으로 붐빈다. 텐트가 없다면 돗자리 하나만 있어도 봄날의 소풍을 보낼 수 있고 피크닉세트도 대여해 준다. 인근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에선 삼림욕과 승마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73만㎡의 울창한 리기다소나무숲속에 놀이터, 수변관찰데크, 주말농장이 조성돼 있다.
임실 사선대국민관광지 유채꽃밭과 동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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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 사선대국민관광지
사선대는 2000년 전 임실 운수산의 두 신선과 진안 마이산의 두 신선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머물렀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실제 해발 430m의 성미산과 섬진강 상류인 오원천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같다. 넓은 잔디광장 북쪽에는 돌, 철, 쇠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인간 감정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조각공원이 놓여 작품을 배경으로 근사한 추억을 남기기 좋다.
사선대 위쪽 언덕의 운서정은 일제강점기 우국지사가 모여 나라 잃은 한을 달래던 곳으로, 운서정에서 굽어보는 사선대 절경이 빼어나다. 운서정 주변엔 중부이남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야생수목인 천연기념물 가침박달이 군락으로 자라는데 5월에 하얀색 꽃을 피우고 9월에 열매를 맺는다.
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은 내부시설을 보강하고 지난 3월1일 재개장했다. 옥정호는 1928년 섬진강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인공호수.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이면 맑고 넓은 호반 위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여행자가 찾아온다. 특히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붕어섬은 영락없이 붕어를 닮아 유명하다. 옥정호출렁다리는 요산공원에서 붕어섬까지 이어주는 총 길이 420m, 폭 1.5m의 현수교다.
최현태 선임기자,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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