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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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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前서울청장 재판 돌입…기동대 배치 쟁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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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광호, 인파 관리 전문가…위험성 알아"

"근처 대규모 집회 끝나고 기동대 해산시켰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03.11.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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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의 첫 재판이 다음주 열린다.

검찰은 인파 관리 전문가인 김 전 청장이 핼러윈 축제의 인파 집중에 따른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기동대를 배치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기동대를 배치할 정도의 심각성이나 사고의 예견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면 기동대 미배치 책임에서 벗어나게 된다고 조언했다.

검찰 "서울청장, 이태원에 기동대 배속시켰어야"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권성수)는 오는 22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서울청 112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 당직 근무자였던 정모 전 112상황3팀장 등 3명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연다.

김 전 청장은 내부 보고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핼러윈 축제 전 대규모 인파 운집에 따른 사고 위험성을 충분히 예측하고도 경비기동대 배치 등 적정한 관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아 지난 이태원 참사 사상 규모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공소장에 김 전 청장이 핼러윈 축제 현장에 경찰관 기동대(경비기동대·교통기동대) 투입을 지시하지 않은 사실을 주요하게 적시했다. 서울청장은 다중운집 예상 규모에 비해 특정 경찰서의 인적·물적 자원만으로는 대응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기동대를 배속시키는 업무 등을 총괄하고 있다.

기동대는 혼잡경비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경력이다. 시·도경찰청장은 필요 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동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구체적인 기간·임무 등을 정해 지원근무를 하도록 할 수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김 전 청장은 광진경찰서장, 해운대경찰서장, 울산광역시경찰청장 재임 시 기동대 배치 경험이 있는 인파 관리에 관한 전문가였으므로 핼러윈데이 전후 이태원 지역 인파 집중으로 인한 위험성을 잘 알 수 있었다"며 "법령상 관내 혼잡경비 업무를 총괄하는 김 전 청장은 예상되는 인파 관리를 위한 실효적 대책을 세워 시행할 구체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청장이 직접 배치하고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동대 등 혼잡경비에 필요한 치안자원을 활용하며, 용산경찰서장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사전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는지를 지휘·감독함으로써 이사건 사고일 인파 집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상의 위험을 사전에 통제·관리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했다"고 지적했다.

핼러윈 축제 근처에서 진행된 대규모 집회가 종료된 후 기동대를 재배치했었어야 하는데 오히려 해산시켰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삼각지역 인근에 배치돼 있던 67개의 기동대 전부를 이 사건 사고일인 2022년 10월29일 오후 9시경까지 이태원 지역의 혼잡경비 목적으로 투입할 수 있었으나 기동대 모두를 해산시키는 바람에 이태원 지역의 혼잡경비 부재 상황을 심화시켰다"고 했다.

검찰은 "사고 직후에도 발생 사실을 파악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파출소 일부 경력과 소방관들을 통해 구조가 완료된 이 사건 사고일인 2022년 10월29일 오후 11시22분경까지 기동대 투입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사상의 결과가 확대되게 했다"고 주장했다.

김광호 전 청장, 사고 예견 가능성 인지했나 '관건'


기동대 배치 문제는 이태원 참사 수사 초기부터 계속 쟁점이 돼 왔다. 이 전 서장이 지난해 1월4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청에 기동대 배치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면서 기동대 미배치에 대한 김 전 청장 책임론이 제기됐다. 김 전 청장은 교통기동대 배치 요청만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전 서장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외에 사고 인지 시점과 서울청에 기동대를 요청했는지에 대해 허위 증언한 혐의로도 기소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하지만 이 전 서장 재판에 출석한 부하직원들이 '이 전 서장이 기동대 배치 요청을 지시했다'고 증언하면서 재판은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송병주 당시 용산서 112상황실장은 지난 1일 이 전 서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임재 서장으로부터 경비기동대를 요청하라는 지시를 받았냐"는 검찰 측 질문에 "용산서 인력이 부족해 기동대 인력을 지원받으라고 지시하셨다"고 답했다.

향후 재판은 김 전 청장이 '사고에 대한 예견 가능성'을 인지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용산서로부터 현장 상황의 심각성을 보고받지 못했다면 기동대 미배치 책임에서 벗어날 여지가 있다. 다만,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으면서도 기동대를 배치하지 않았다면 형사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망이다.

검사 출신 김경수 변호사(법무법인 율촌)는 "용산서장이 심각성을 전달했는데 기동대를 안 보냈다는 것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이 인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며 "그러나 심각성을 보고받지 않아 사고의 예견가능성을 알기 어려웠다거나 나름의 판단 하에 기동대를 배치하지 않은 명확한 근거가 있다고 한다면 책임을 묻기가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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