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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10년]“유가족 온갖 모욕 버틴 이유…다신 이런 일 없길 바라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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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완전한 진상규명을 위해

박래군 4·16재단 이사 인터뷰

생명안전기본법·상설조사기구 필요

박래군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4·16 재단 상임이사)은 17일 “유가족들은 지금껏 모욕을 세게 당하고, 혐오의 표적이 됐다”며 “그들도 당연히 죽은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안다. 다만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세월호 참사 10주기’ 인터뷰에서 “유가족들은 매년 힘든 시간 보내왔다. 특히 이태원, 오송 지하차도 참사 때 많이 힘들어하고 아파했다”며 “우리가 여태까지 해온 것이 뭐냐는 절망감을 느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다 같이 연대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지겹다’라는 일각의 의견에 “사회적 참사는 어떤 면에서 보면 평등하다. 재난이 일어날 때 자신이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들 남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자기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세월호 유가족들 역시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씨랜드 참사 때 안타깝다고만 생각했지, 무엇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 자신들이 함께 사회적 목소리를 함께 내고 그들 옆에 있었어야 했다고 후회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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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사진제공=4·16재단]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바라는 만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국정원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수집한 68만건의 자료 중 사참위에서 본 건 2000여건밖에 안 된다. 대통령 기록물은 봉인돼버렸고, 조사 당시 자료에 접근을 못 하고 제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 특조위에 제대로 된 권한을 주고, 활동하게 했으면 진작에 끝났을 일이다. 그런데 가동이 안 되도록 방해하고 강제 종료됐다”며 “사참위는 조사인력이 반으로 줄었고, 여야 추천에 의해 위원회가 구성되다 보니 전문성보다는 정치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사회적 재난 시 책임자 처벌 및 컨트롤 타워의 부재도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대규모 인권침해가 있을 때는 법적 처벌, 정치적 처벌, 도덕적 처벌 등 책임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무것도 안 하는 나라가 됐다”며 “세월호 참사 관련 책임자들이 다 사면·복권됐다. 이태원, 오송 지하차도 등 재난 참사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더 강해지고 있다. 이제는 컨트롤타워를 부정하고 책임을 밑으로만 떠넘긴다. 그렇게 해서 재난 참사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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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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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생명안전기본법과 중대재난참사 상설조사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2020년 11월 국회 생명안전포럼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생명과 안전이 기본권임을 규정하고, 안전사고 발생 시 피해자 권리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박 위원장은 “재난안전기본법은 정부의 부처에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역할은 규정돼있지만 피해자의 권리가 없다”며 “특별법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고, 조사기구가 만들어진들 정치에 휘둘린다. 차라리 상설기구를 만들어서 원인을 제대로 찾고 재발방지대책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의원들이 비슷한 법을 잇달아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손을 놓고 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생명안전기본법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 만들어질 국회에서 시민들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이 어떻게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세월호 10주기 행사에 대해 “안산 화랑유원지에서는 10주기 기억식이 열렸고, 서울 세월호 기억공간, 인천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대전 현충원, 목포 세월호 선체 앞, 참사해역 등에서도 진행됐다”며 “다음달 5일까지 기억물품 전시 ‘회억정원(回憶庭園)’과 31일까지 보도사진전 ‘기억은 힘이 세지’가 개최된다”고 소개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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